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 현장소장들에게 보낸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LH 직원은 40대인 반면 현장소장들은 50~60대로 아버지뻘인 데도 불구하고 고압적인 문자 메시지를 보내 대중들의 공분을 샀다.
KBS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LH직원과 현장소장들의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이 문자 메시지는 LH가 발주한 부산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는 LH 차장급 직원 A씨가 하도급 업체의 현장 감독들에게 보낸 것이다.
메시지에는 “3시30분까지 집합” “늦으면 초당 1000원” “현장 퇴출할 1호로 선정한다” “억울하면 계약특수조건 봐라” “상금 50만냥, 20만원어치만 쏘세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보도에 따르면 메시지를 보낸 A씨는 75년생이며 현장 감독 2명은 50년생, 59년생이었다. A씨가 실제 하도급 업체들과 가진 6번의 회식 중 5번은 업체들이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LH 자체 감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적발되자 A씨는 “편안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농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A씨는 1개월 감봉의 징계를 받았으며 현장 감독에서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하청업체 소속 현장 감독들은 오히려 A씨를 옹호했다. 현장감독 중 한 명은 KBS에 “우리는 A씨와 농담도 하고 문자도 보내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렇게 문제를 삼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분노와 함께 A씨의 갑질에도 옹호할 수 밖에 없는 현장소장들의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