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희, ‘제2의 이대호’ 될까…공격력 극대화 모색 필요

입력 2018-10-22 15:46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36)는 2001년 2차 1라운드 4순위로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했다. 계약금 2억1000만원을 받았다. 경남고에서 이름을 날렸던 투수였다. 첫 전지훈련 때 어깨를 다쳤다. 투수로서 1군 등판 기록 자체가 없다. 타자로 전향했다. 처음엔 3루수를 맡았다가 타격 강화를 위해 1루수를 겸했다. 올 시즌 극단적 공격 강화를 위해 3루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이대호는 입단 첫해인 2001년 6게임에 나와 8타수 4안타를 때렸다. 홈런은 없었다. 2002년 74게임에 나와 255타수 71안타, 타율 0.278을 기록했다. 홈런도 8개를 때렸다.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나 2003년 54게임에 출전해 152타수 37안타, 타율 0.243을 기록했다. 홈런은 4개에 불과했다.

그리고 2004년부터 달라졌다. 타율은 0.248에 불과했지만 20홈런을 때려냈다. 2005년에도 21개 홈런을 쳤다. 그리고 2006년 폭발했다. 122게임에 출전해 443타수 149안타, 타율 0.336을 기록했다. 홈런은 26개였다. 타율, 홈런, 타점, 장타율 등 4관왕을 차지했다. 괴물 신인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 탓에 MVP를 놓쳤지만 이대호가 전국구 스타임을 보여준 한 해였다. 9게임 연속 홈런을 기록한 2010년 전무후무한 7관왕에 올랐다. 그리고 그는 아직도 롯데의 4번 타자다.

비슷한 길을 갈 수 있는 후보가 있다. 한동희(19)다. 올 시즌 롯데 1차 지명 선수다. 1억8000만원을 받았다. 이대호의 경남고 17년 후배다. 롯데가 1차에서 투수가 아닌 내야수를 지목한 것에 알 수 있듯 그는 대형 내야수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올 시즌 성적은 냉정히 따져 기대에 못 미친다. 87게임에 출전했다. 211타수 49안타, 타율 0.232를 기록했다. 홈런 4개, 25타점, 24득점에 불과했다. 시즌 초반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았지만 살려내지 못했다. 1~2군을 오락가락했다. 3루수만 주로 봤다.

현재로선 이대호의 길을 갈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타격에선 여전히 변화구 대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실책 12개가 말해주듯 수비에서도 불안한 요소가 많다.

그러나 그는 이제 겨우 1년을 KBO리그에서 보냈다.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약점보다는 희망을 볼 때다. 파워풀한 스윙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한동희의 공격력을 극대화시킬 필요가 있다. 올 겨울 준비가 중요하다. 경우에 따라선 3루수와 함께 1루수를 보는 등 포지션 변화도 고민해볼만하다. 이대호와 채태인이 계속 1루수를 보기엔 체력적 한계가 더욱 뚜렷해질 내년인 만큼 생각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