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살인’ 경찰 초동 대처가 미흡?… “외국은 보복 위협하면 구금한다”

입력 2018-10-22 13:49 수정 2018-10-22 15:12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29) 씨가 치료감호소로 이동하기 위해 2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양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관련, 경찰의 초동 대처가 미흡했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 의원은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경찰은 날마다 많이 일어나는 신고 때 하나하나 대처할 수 없다는 변명을 한다”며 “그런데 그런 식으로 변명하면 이런 사건들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가해자가 돌아간 다음에 ‘가해자가 다시 온다고 한다’는 카톡을 보냈다. 또 가해자는 처음 시비가 붙었을 때 계속 영업 방해를 했다. (이처럼) 행태가 일반적인 시비와 다를 경우 주의 깊게 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모 PC방 아르바이트생 신모(21)씨는 지난 14일 오전 8시10분 손님 김성수(29)가 휘두른 흉기에 얼굴 등을 수십차례 찔렸다. 신씨는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약 3시간 만인 오전 11시쯤 숨졌다.

김성수는 범행 전 신씨와 요금 환불 문제로 말다툼을 벌였다. 당시 경찰이 출동했으나 화해 권유만 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한 강서경찰서 관계자는 17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환불시비로 벌어진 일이었다. 처벌하거나 체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성수는 경찰이 돌아간 뒤 자택에서 흉기를 가져와 범행을 저질렀고, 신고를 받고 다시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됐다.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29) 씨가 치료감호소로 이동하기 위해 2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양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뉴시스

금 의원은 “제가 외국에서 지낼 때 사례를 보면 폭행 없이 추후 보복 같은 걸 얘기하는 등 말로 (위협)하더라도 구금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미국 로스쿨에 있을 때 한 한국 유학생이 ‘내가 군대를 다녀온 적이 있다’고 말했다”면서 “그런데 캠퍼스 경찰들이 출동해서 그 사람을 구금했다”고 말했다.

금 의원은 “군대에 다녀왔다는 건 총기 사용 경험이 있다는 것”이라며 “피해자 측에서는 극도의 불안을 느낄 수 있다.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구금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도 (가해자가) ‘다시 오겠다’고까지 했으면 경찰은 피해자의 안전 보장을 위해 철저하게 조치를 취했어야 되지 않나”라고 반문한 뒤 “현장에 나가는 경찰들 고충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런 사건이 안 일어나게 하려면 더 확실한 조치를 취하는 절차 같은 것을 정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 의원은 현장에 김성수의 동생이 함께 있었고, 신씨의 팔을 붙잡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한 점 의혹없이 수사를 해야 하지만 아직까지 나온 건 동생도 (경찰에) 신고를 같이했고 CCTV에도 말리려는 모습이 나온다”고 했다.

김성수는 이날 오전 11시쯤 치료감호소로 이동하기 전 서울 양천경찰서를 나오면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의 신상공개 결정에 따라 김성수는 모자나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고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범행을 인정했다.

김성수는 충남 공주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로 옮겨져 최장 1개월 동안 정신감정을 받는다.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19일 김성수에 대한 감정유치 영장을 발부했다. 감정유치는 피의자를 전문 의료시설로 옮겨 정신감정을 받도록 하는 일종의 강제처분이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