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외면한 건 벤투 뿐만이 아니었다

입력 2018-10-22 10:16
뉴시스

이승우의 시련은 대표팀에 이어서 소속팀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헬라스 베로나는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스타디오 피에를루이지 펜초에서 벌어진 2018-2019시즌 이탈리아 세리에B 10라운드 베네치아와의 경기에서 1대 1 무승부를 기록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의 10월 A매치 명단에 포함됐으나 우루과이-파나마와의 2연전에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던 이승우는 이날도 벤치를 지켰다. 다수의 이탈리아 매체들은 주전 공격수 마토스의 부상 이탈로 이승우의 선발이 유력하다고 점쳤지만 선발은커녕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파비안 그로소 감독은 이승우 대신 카림 라리비와 사무엘 디카르미네, 안토니오 라구사로 구성된 새로운 스리톱을 시도했다.

1-0으로 앞서가던 베로나가 후반 22분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리하기 위해 공격자원 위주로 교체자원을 썼음에도 출전하지 못한 터라 충격은 더하다. 이날 중앙 공격수 카라마코 시세(29·기니)와 루보미르 툽타(20·슬로바키아)가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승우는 U-23 대표팀 김학범 감독 체제에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A대표팀의 벽은 높았다. 벤투 감독이 자신의 전술 색채를 빠르게 대표팀에 입혀가는 상황에서 녹아들지 못했다. 그가 벤투호에서 모습을 드러낸 적은 벤투 감독의 첫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7일 코스타리카전을 상대로 7분 간 그라운드를 밟았던 것이 전부다.

이쯤되면 11월 A매치 선발도 미지수다. 벤투 감독은 같은 포지션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며 이승우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현재 대표팀의 2선에는 손흥민과 남태희가 붙박이로 활약하고 있다. 첫 번째 백업 요원 자리 역시 문선민의 차지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 시절부터 베스트 11에 큰 변화를 두지 않는 성격이라 이들이 오는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서도 정예요원이 될 가능성이 크다.

베로나는 개막 4연승 이후 2연패를 당하며 이번 경기서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으나 승점 1점을 얻는데 그치며 1부리그 승격권에서도 멀어지게 됐다. 이승우는 이제 20세의 나이로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선수로서 성장해야할 시기다. 10라운드가 진행된 세리에 B에서 현재까지 그가 소화한 경기는 단 3경기로 총 78분 출전에 그쳤다. 이승우의 얼굴에 점차 수심이 드리워지는 이유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