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대선 때 논란이 됐던 ‘돼지흥분제 사건’을 해명했다. 홍 전 대표는 2005년 출간한 자전적 에세이집 ‘나 돌아가고 싶다’에 대학생 시절 돼지흥분제를 이용해 성범죄를 저지르려 했던 하숙집 룸메이트 이야기를 적었다. 이를 두고 홍 전 대표도 범죄 모의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홍 전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좌파들의 상징조작, 이미지 조작은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미지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좌파들이) 이명박 정권 초기에 발생한 ‘광우병 사태’ 때 미국산 소고기를 광우병 덩어리라고 하면서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트렸다”면서 “박근혜 정권 때는 ‘세월호 7시간’에 대한 온갖 추잡한 상상력을 동원해 탄핵하고 구속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대선 때는 내가 쓴 참회록 속에 나오는 60여 가지 잘못 중 돼지흥분제 이야기를 마치 내가 저지른 것인 양 몰아세웠고, 심지어 강간미수범이라고까지 덮어씌웠다”며 “이 사건은 같이 하숙하던 다른 대학 학생들이 자기 친구를 도와주기 위해 저지른 일”이라고 덧붙였다.
홍 전 대표는 “내가 그걸 듣고도 말리지 못해 잘못했다고 참회한 것을 마치 내가 직접 한 것인 양 이미지 조작을 했다”면서 “걸핏하면 돼지흥분제 운운하며 나를 몰아세우고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 사건은 책이 출간됐을 당시 출입 기자들에게 설명해 이해가 됐고, 수만부가 팔렸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걸 대선 막바지에 들고나와 나를 성범죄자로 몰았다”고 강조했다.
홍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막판에 내가 급속히 치고 올라가니까 ‘막말 프레임’과 돼지흥분제로 나를 몹쓸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당내 일부 인사들까지 보수의 품위 운운하면서 이에 동조하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또 “광주지검에서 조직폭력 수사를 시작한 이후부터는 스캔들을 피하기위해 여자가 접대하는 술집에는 27년간 가지 않았다. 부득이하게 두세번 갔을 때도 30분을 넘기지 않고 바로 나왔다”며 “스캔들이 일어날 수 있는 소지는 애초부터 없애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홍 전 대표는 “거짓으로 정치를 하면 종국에 가서는 스스로 몰락하게 된다”면서 “지금 좌파들은 위선과 거짓으로 나라를 끌고 가고 있지만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이후 다시 글을 올려 “내 수필집에 돼지흥분제 사건을 쓰면서 ‘가담한 것을 참회한다’고 적은 것은 사전에 공모했다는 뜻이 아니라 듣고도 말리지 않았고, 그렇다면 그것은 소극적인 방조가 된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