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투로 비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소속팀 FC 바르셀로나의 에르네스토 발베르데 감독으로부터 기회를 얻지 못하면서다.
바르셀로나는 21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누에서 열린 2018-2019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9라운드에서 세비야를 4대 2로 격파했다. 이 승리로 승점 18점을 기록해 데포르티보 알라베스(승점 17)를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리그 4경기 연속 무승의 부진한 흐름도 깼다.
비달만큼은 웃지 못했다. 팀이 3-0으로 앞선 후반 32분 벤치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는 비달의 표정이 중계방송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반면 이반 라키티치는 이날 풀타임을 뛰며 팀의 마지막 쐐기골을 기록했다. 라키티치는 바르셀로나가 이번 시즌 치른 11경기에서 전부 그라운드를 밟았을 정도로 발베르데 감독에게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그 중 10차례를 선발출전 했다.
비달의 벤치 워밍 시간은 길어지고 있다. 당초 비달은 아시아 무대로 떠나간 안드레아스 이니에스타와 파울리뉴를 대신해 즉시 전력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시즌 발베르데 감독이 투지 넘치고 왕성한 활동량을 가져갔던 파울리뉴에게 꾸준한 신뢰를 보냈던 것이 그 배경이다. 비달은 파울리뉴와 비슷한 스타일이지만 한 단계 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바르셀로나에 부족한 활력과 기동성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개막 후 리그 9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비달의 선발 출전 횟수는 단 2회에 불과하다. 대부분 후반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많이 그라운드를 누빈 시간이 58분. 경기당 출전 시간이 10분대다. 전 소속팀인 유벤투스와 바이에른 뮌헨에서 부동의 입지를 자랑했던 그로선 벤치로 밀려난 현재 상황이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다.
비록 이날 승리로 간신히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지만 발베르데 감독의 선수단 운용 방식에도 많은 비판이 잇따랐다. 폭넓은 선수풀을 가지고 있음에도 활용하지 않는 로테이션과 그로 인한 주전 선수들의 과부화를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비달은 바르셀로나 생활에 만족하는 모양새다. 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A매치 훈련 도중 페루 라디오 방송국인 RPP 노티시아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는 지금 행복하다. 아름다운 순간이 내게 다가오고 있는 걸 알고 있다. 난 즐길 것이고 내가 어떻게 해야 할 지 아는 것들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