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 왕실이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터키 이스탄불 총영사관 내에서 피살된 사실을 인정했다. 정부는 해당 사건에 연루된 18명을 체포 구속했다고 발표했다.
왕실은 18일(현지시간) 국영 TV를 통해 위와 같은 사실을 발표하면서, 카슈끄지의 죽음을 규명하기 위한 위원회를 만들어 한 달 이내에 보고서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국가안보 및 외교부, 내무부 관리들로 구성하겠다고도 했다.
사건 자체에 대해서는 카슈끄지가 영사관 내에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하다 싸움이 벌어졌다고 해명했다. 육체적 충돌 때문에 사망했다는 해명이다. 카슈끄지가 영사관 내에서 사우디 요원들에게 고문당하다 참수됐고, 시신이 훼손됐다는 터키 및 미국 언론들의 보도와는 다른 설명이었다.
왕실은 용의자들에 대해 아흐메드 알 아시리 장군의 직위를 해제했다고 언급했다. 왕실의 주도로 이뤄진 사건이라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현재 용의자 18명은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검찰은 카슈끄지 사건에 대한 조사와 수사를 계속 진행한다며 그의 사망에 관여한 모든 사람에 철저히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은 왕실 보좌관과 정보기관 고위 관료 등 측근 2명을 해임했다. 알사우드 국왕은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의 고문인 사우드 알흐타니와 정보기관 부국장인 아흐메드 알아시리 장군을 파면했다.
지난 18일 뉴욕타임스(NYT)는 이미 미 정부가 알아사리 장군를 이번 사건의 주모자로 보고 있으며 백악관에도 보고를 했다고 보도한 바있다. 그는 과거 예멘에서 사우디군 대변인으로 활동했고, 빈 살만 왕세자와 가까운 관계다. 암살 등을 위해 인원을 모을 수 있는 영향력까지 있는 인사로 평가된다.
한편 그간 사우디 정부는 지난 2일 이스탄불 총영사관에 들어온 카슈끄지를 구금해 살해한 사실이 없다고 완강히 부인했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