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13만명 독립 시위… “국민투표로 바꾸자”

입력 2018-10-21 08:46
(사진=AP뉴시스) 20일 '대만 독립' 깃발을 든 시위자들이 집회 시위에 참석했다.

대만독립의 실현을 요구하는 시위에 13만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국민투표로 대만 독립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영TV 민시(民視)와 중국시보(中國時報) 등에 따르면 20일 대만독립을 주장하는 급진파 민간단체 시러다오(喜樂島聯盟)가 주관한 집회 시위가 이날 타이베이 시내에서 열렸다.

시위에서는 사실상 현상 유지를 하고 있는 차이잉원 총통의 대중정책을 비판했다. 대만 독립을 강령으로 삼고 있는 대만 정부는 중국이 강요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은 거부했다. 하지만 양안 관계의 현상을 유지하는 노선을 택했고, 중국을 자극하는 언동을 자제하고 있다.

이에 시위대는 정부에게 중국에게 강경한 모습을 보이라며, 국민투표로 대만 독립을 실현하자고 요구했다. 또한 국민투표로 대만 명의로 유엔 가입을 실현하도록 하는 등 2300만명 주민이 대만의 장래를 결정해야 한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시위대는 “중국과 대만은 다른 나라다” “독립 국민 투표” “대만 독립” 등의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들고 거리로 나와 행진했다.

(사진=AP뉴시스) 한 시위자가 20일 '대만과 중국은 다른 나라다'라는 글씨가 쓰인 깃발을 들고 걸어가고 있다.

시위에는 뤼슈롄 전 부총통, 펑밍민 전 총통부 자정, 우펑페이 총통부 자정, 차이딩구이 자유대만당 주석, 시대역량과 사민당 등 당직자 등도 대거 합세했다. 뤼슈롄 전 부총통은 내년 2월27일 국제 참관단이 지켜보는 속에서 국민투표를 시행하자고 선언했다.

대만독립 세력의 원로인 펑밍민 전 자정은 “대만국 만세”라고 선창하며 시위대를 격려하기도 했다. 민진당은 1개월 앞으로 다가온 통일지방 선거의 유세전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당원과 공천후보가 이번 시위에 참가하는 것을 금지했지만 상당수의 당원 간부가 참여했다고 한다.

한편 중국은 대만이 독립을 추구할 경우 무력행사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해왔다. 대만에서 이처럼 대규모 독립요구 시위가 펼쳐짐에 따라 중국은 거세게 반발할 전망이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