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스태프들이 최저 임금도 못 받고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실과 청년유니온은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부산국제영화제 스태프 체불임금 지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청년유니온은 영화제 스태프 노동실태제보센터를 설치해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일인 10월 13일까지 영화제 스태프 근로계약 292건을 접수받았다. 영화제 스태프들은 ‘공짜’ 야근을 해야 했다고 입을 모았다.
설문에 응한 영화제 스태프의 평균 연령은 28.1세였다. 이들은 평균 2년 동안 3개의 영화제를 돌며 총 4.4개월을 일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스태프로 일하다가 개막 전날 일을 그만둔 한 영상 전공 학생은 “30편 이상의 영화를 매일 검수하고 새벽 2~5시에 퇴근하는 일이 허다했다”며 “업무량은 많은데 채용인원은 더 줄었고 초과수당도 지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영화제 주최 측에 항의했지만 “여기가 다른 곳보다는 낫다. 너도 일을 많이 배우지 않았냐”라는 면박을 들었다. 그는 “억만금을 원한 게 아니라 최저시급을 받고 싶었을 뿐이다”라며 억울해했다.
청년유니온 나현우 기획팀장은 “영화제 스태프는 잦은 실업 상태에 놓인다. 영화제 고용 기간이 짧아 실업 급여도 못 받는다”고 했다. 이어 “영화제 스태프들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13.5시간이었는데 시간외수당을 못 받았다는 스태프가 30명이 넘었다”며 영화제 주최 측의 관행을 규탄했다.
영화제 주최 측은 처우 개선 요구에 ‘예산 부족’으로 대응한다. 그러나 부산국제영화제가 VIP 리셉션 비용으로 1억8700만원을 썼다. 개최 열흘 동안 스태프 시간외 근로에서 발생한 체불임금 추산액은 1억2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의원은 “영화제의 실질적 발전과 성장을 위해 장기적 지속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며 “열정 페이를 강요당하는 청년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호하기 위한 의정 활동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신혜 인턴기자
김나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