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의외의 ‘양상문’ 카드 선택…석연치 않은 선임 배경

입력 2018-10-19 12:42

롯데 자이언츠가 19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조원우(47) 감독의 경질 소식을 전했다. 최근 흐름을 보면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그런데 18대 후임 감독에 양상문(57) 전 LG 트윈스 단장을 선임했다. 같은 날 나온 LG의 보도자료를 보면 “전임 양상문 단장은 시즌 종료 후 성적 부진을 책임지고 사임 의사를 표명했고, 18일 사임이 최종 결정됐다”고 되어 있다. LG 부진의 책임을 진 분이 롯데 재건의 중책을 맡는 다소 이상한 형국이 되어버렸다.

롯데는 보도자료에서 양 감독에 대해 “팀 연고지 부산 출신으로 1985년 1차 지명 3순위로 롯데에 입단했고, 1군 투수 코치를 거쳐 2004년 11대 감독으로 취임해 4년 연속 리그 최하위의 팀을 5위로 올려놓는 성과를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당시 성적을 높게 평가한다는 말로 들린다.

그런데 양 감독은 2005년 10월 롯데에서 경질된 바 있다. 그해 126게임을 치러 58승 67패를 기록했다. 리그 5위였다. 2004년 8위에서 끌어올려놓은 것이다. 당시에도 재계약이 유력하다는 소문이 파다했지만 석연치 않게 경질되며 강병철 전 감독을 재영입한 롯데였다.

양 감독과 롯데의 불편한 관계는 또 있었다. 2010년 4위를 차지했던 때다.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두산 베어스에 2승3패로 리버스 스윕패를 당했을 때다. 그때 투수코치 자격에서 경질됐다.

구단이 양 감독 선임에 앞서 어떤 작업을 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이번에도 석연치 않은 점이 너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또한 중장기적인 전력 강화를 위해 양 감독을 선택한 게 맞는지도 의문이 든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