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출신 단장 시대…모기업과 관계 설정 최대 과제

입력 2018-10-19 10:48 수정 2018-10-19 10:51

KT 위즈가 이숭용 타격코치를 단장에 선임했다. KT는 보도자료를 통해 체계적이고 전문성 있는 육성-운영 시스템을 정착하기 위해서 선수 출신 단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7개 구단 단장에 선수 출신 인사가 배치됐다. 대세가 된 것이다.

선수 출신 단장들은 현장 경험이 풍부해 선수 육성과 영입 등에 있어 ‘보는 눈’이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KT의 경우 신생팀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선수단의 기초를 다지는 작업을 하는 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관계 설정이다. 야구인 출신 단장이라면 선수단 구성에 있어 큰 그림을 그린 뒤 현장에 접목시키려 할 것이다. 이것이 참견으로 비친다면 현장이라고 말할 수 있는 감독과의 관계는 삐그덕거릴 수 있다. 그래서 각 구단별로 단장 고유의 야구 색깔이 필요한 시점이다. 방향성이 존재하는 큰 그림을 갖고 감독 및 코치진과의 적극 소통에 나선다면 과거 터져나왔던 불협화음이 잦아들 수 있다.

더 큰 과제는 모기업과의 관계다. 구단 운영 자금 대부분을 모기업에서 가져오는 현실이다. 몇몇 구단의 경우 여전히 모기업 수뇌부의 입김이 상당하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야구인 출신 단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명분이라고 할수 있는 단장 고유의 야구 및 방향성을 가져야만 모기업의 관여를 최대한 차단할 수 있다. 그래야만 한 방향성으로 모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리고 경영 능력도 갖출 필요가 있다. 구단 마케팅이나 운영 등에도 적극 관여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다. 과거 현장 경험에만 의존하던 시대는 지났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