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스 멍은 18일(현지시간) 방송된 BBC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중국 정부는) 잔학하고 비열하다”면서 “(남편의 실종은) 저 사람들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나는 이런 걸 상상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의 남편인 멍 전 총재는 중국 공안부 부부장 출신으로, 중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인터폴 수장에 올랐다. 인터폴 본부 소재지인 프랑스 리옹에서 근무하던 멍 전 총재는 지난달 25일 중국 출장을 떠났다가 그대로 종적을 감췄다.
그레이스 멍은 멍 전 총재와 연락이 끊긴 지 11일 만에 리옹에서 세계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열어 남편이 중국에서 위험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중국 반부패기구인 공산당 중앙기율위원회와 국가감찰위원회는 멍 전 총재가 뇌물 수수 혐의가 있어 조사 중이라고만 짤막하게 밝혔다. 하지만 지금까지 멍 전 총재의 신변과 관련한 정보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레이스 멍은 “이는 정치적 탄압”이라며 “나는 남편이 살아있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중국 정부로부터 감시와 협박을 받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레이스 멍은 “정체모를 전화가 걸려와 내게 ‘말하지 말고 듣기만 하라. 두 개의 팀이 너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 나를 노리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BBC 기자가 “프랑스에서 걸려왔느냐”고 묻자 그레이스 멍은 “그렇다”고 말했다. 그레이스 멍과 그의 자녀들은 멍 전 총재의 실종 직후부터 프랑스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고 있다. 그레이스 멍은 ‘프랑스 당국을 믿느냐’는 질문에는 “좋은 질문”이라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그레이스 멍은 “그들에게 한계란 없다. 이는 모든 중국인들에게도 마찬가지”라며 “나는 다른 사람의 부인과 자녀들이 나와 같은 일을 당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