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장애인 택배기사 폭행 동영상’ 가해자 소환 예정

입력 2018-10-19 10:35 수정 2018-10-19 10:53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영상 캡쳐

대기업 택배기사가 함께 일하던 장애인을 심하게 폭행하는 동영상이 퍼지면서 공분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폭행 피해자와 가해자는 형제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마포구 택배기사 지적장애인 폭행 영상’에 대한 112 신고를 받고 폭행 혐의로 내사를 벌이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화물차 차적 조회를 통해 폭행을 가한 남성 A씨의 신원을 확인했다”며 “A씨와 피해자 B씨는 형제 관계다. 오늘 오전 이들을 소환해 조사한 뒤 혐의점이 분명해지면 정식수사로 전환하고 입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마포구 택배기사 지적장애인 폭행영상 공유합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동영상이 실렸다. 영상에는 택배기사 유니폼을 입고 화물차에서 물품을 나르는 남성 2명의 모습이 담겼다.

A씨는 영상에서 화물차 안에서 B씨로부터 짐을 건네받다가 B씨를 괴롭혔다. B씨의 뺨을 때린 후 화물차에서 내려와 10여 차례에 걸쳐 B씨의 얼굴과 머리를 때리거나 가슴을 찼다. 이후에도 분이 풀리지 않은 듯 B씨와 함께 화물차 짐칸에 들어갔다. 폭행이 계속되는 듯 화물차가 심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경찰 조사결과 폭행을 가한 동생 A씨는 정신지체장애가 있는 형 B씨의 행동을 참다못해 주먹을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출처

폭행 영상이 온라인에서 퍼지자 A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저는 동영상 인물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글쓴이는 “제 홀어머니가 장애가 있고 형도 장애가 있다. 매주 병원에 다니면서 약을 먹고 있는 제 형이 안타까워서 실수를 해도 참고 참았는데, 오늘 폭력을 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하나씩하나씩 알려주며 일을 하고 있었는데, 엘리베이터를 타는 도중 여성분에게 웃고 혼잣말을 하고, 물건을 알려주는대로 안하고…너무나 욱했다. 정말 죄송하다”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상습학대가 존재했는지 추가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