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원희룡 만나 “국정과 한국당에 대한 고민 같이 하자”

입력 2018-10-18 19:36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8일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나 “국정과 한국당에 대한 고민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 한국당 바깥의 보수 진영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하고 있다. ‘보수 단일대오’를 위한 밑그림 그리기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오후 4시40분쯤 제주도청을 방문해 원 지사와 면담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당이 놓인 어려운 현실을 설명한 뒤 “당이 혁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니 원 지사도 고민을 같이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입당 요청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원 지사는 “지금은 도정에 전념해야 할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당분간 한국당과 거리를 두겠다는 뜻을 재차 밝힌 것이다. 대신 김 위원장에게 제주도의 현안 해결에 초당적인 협력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40분가량의 면담을 마친 뒤 김 위원장은 기자들에게 “경제·산업, 외교·안보 등 국정 전반에 대한 국민 걱정이 커지는데 고민을 같이 하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늘 (한국당) 가까이에서 자문하고 관심을 가져달라고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실적 우회적 입당 권유 아니냐’는 질문에 “꼭 입당을 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당이 보수와 야권의 중심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보수 진영 인사들과의 연결 지점을 계속 넓혀가겠다는 뜻으로 읽혔다.

원 지사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한국당을 떠났으며, 바른미래당에 적을 두고 있다가 지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다시 탈당해 현재는 무소속이다.

김 위원장은 앞서 지난주 황 전 총리와 오찬 회동을 하면서 입당을 권유했다. 황 전 총리는 ‘보수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