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방이, 콩콩이로 키 키우려다 애 잡는다

입력 2018-10-18 16:24
트램펄린은 탄성이 높은 고무판에서 뛰는 놀이 기구로 방방이, 콩콩이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대형 트램펄린 놀이시설, 키즈카페, 식당에는 물론 최근에는 전문 피트니스 센터에서도 성인 운동용으로 설치돼 있다.

국내에서는 최근 5년 사이 선풍적 인기를 끌며 많은 사람들이 향유하는 레저 스포츠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큰 키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보행기를 타는 어린 유아에서부터 트램펄린에서 뛰어놀게 하는 모습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최근 이런 트램펄린으로 인한 어린이 외상 환자 빈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손상의 중증도도 심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정형외과 신용운 교수팀은 2015년 9월~2017년 2월 응급실을 통해 정형외과에 의뢰된 15세 이하 환자들의 기록을 조사, 이 중 외상 환자만을 선별해 원인과 손상 정도 등을 비교 분석했다.

전체 외상 환자 1807명 가운데 스포츠 손상이 399명이었다. 트램펄린 손상은 71명으로 집계돼 전체 외상 환자의 3.9%를 차지했다. 스포츠 손상 중에서는 17.8%의 빈도를 보였다. 스포츠 손상 중 단일 종목으로는 축구에 의한 손상(93명, 23.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환자의 나이별 빈도를 보면 1~4세 28명, 5~9세 30명, 10~15세 13명이었다.

또 트램펄린 손상 환자 중 손상 등급에 따른 중증 손상의 발생 비율과 여타 스포츠 손상에서의 중증 손상의 발생 비율을 비교했다.
상해 등급 6단계에서 트램펄린 손상을 분석했을 때 71명 중 1단계 경도 손상은 19명, 2단계는 33명, 3단계 손상은 19명이었고 이 중 수술적 치료가 필요했던 경우는 5명이었다.
하지만 진정한 스포츠 손상이라 할 수 있는 5~15세 환자군에서 볼 때, 전체 손상은 358명으로 집계됐고 이 중 트램펄린 손상은 43명이었다.
나이에 따른 손상 구성도 달라서 1~4세에서는 경도 손상이 가장 많고 5~15세에서는 경도 손상이 가장 적었다. 이 중 1단계 손상 4명, 2단계 손상 20명, 3단계 손상 19명으로 2단계 이상의 중등도 손상이 39명으로 중등도 손상 비율은 90.7%(39/43명)였다.
5~15세에서의 전체 스포츠 손상 중 중등도 손상 비율(274/358명, 76.5%)과 비교했을 때, 트램펄린에서 타 종목에 비해 중등도 손상이 나타날 위험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이사항으로 4세 이하 환자에서 손상이 28명으로 상대적으로 발생률이 높았고 대신 이 군에서는 경증 손상이 14명이었다. 반면 5~15세에서는 43명의 환자들 중 타박상 환자는 4명, 중등도 손상이 20명, 중증 손상이 19명이었다.
5~15세에서 손상의 중증도 비율을 비교할 때 트램펄린 손상이 다른 스포츠 손상에 비해 경도 손상은 적고(9.3% vs 34.0%) 중증 손상은 더 많은 발생률을 보여(44.2% vs 26.3%) 상대적으로 위험한 운동으로 보인다.

신 교수는 18일 “트램펄린 관련 손상이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이와 관련 연구가 거의 없어 손상의 규모와 특징이 알려져 있지 않았다”면서 “트램펄린 손상이 최근 손상 중 높은 발생 빈도를 차지하고 있고 손상 중증도도 더 높은 것으로 볼 때, 이에 대한 손상 예방 대책 마련이 필요한 것은 물론, 보호자들에게도 손상 위험성을 인식시킬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소아정형외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