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제대로 수사해주세요” 강서구 PC방 알바생 여자친구 글 [전문]

입력 2018-10-18 15:19 수정 2018-10-18 15:34
사건 현장(왼쪽)과 PC방 CCTV에 포착된 범행 당시 모습. 온라인커뮤니티/JTBC

자신이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발생한 피해자의 여자친구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했다.

네티즌 A씨는 17일 페이스북에 “저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해자의 여자친구”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잔혹한 일이 일어나기 전날 오빠는 저와 함께 평소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PC방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다”며 “전 집에 돌아와 새벽쯤 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빠는 오전 7시쯤 저에게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사랑한다’는 말을 카카오톡에 남겼다”면서 “그 이후로 연락이 끊겨 한참 걱정에 빠져있는 동안 저는 오빠의 사망 소식을 듣고 절망감에 휩싸였다”고 덧붙였다.

A씨는 “하고 싶은 일들이 너무나도 많았던 오빠는 결국 꽃을 제대로 피워 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며 “누구보다 주변 사람을 잘 챙기고 그 누구보다 따뜻했던 사람이었다”고 고인을 그리워했다.

그러면서 “피의자는 불친절하다는 허술한 이유로 흉기를 갖고 돌아와 처참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조사에서 피의자는 우울증약을 복용 중이라고 진술했다. 저는 심신이 미약한 상태라는 이유로 피의자의 형량이 감형될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이와 같은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도 염려된다”며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링크를 공유했다. “부디 한 번씩 동의해주시고 주변에도 알려달라”는 부탁도 했다. 아울러 “제발 제대로 수사해달라. 평생 감옥에서 살면 좋겠다. 오빠가 너무 보고 싶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경찰에 따르면 강서구에 위치한 모 PC방 아르바이트생인 A씨(21)는 지난 14일 오전 8시10분 손님 B씨(30)가 휘두른 흉기에 수차례 찔렸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이날 오전 11시쯤 숨졌다. B씨는 경찰이 쏜 테이저건에 맞아 현장에서 체포됐다. 서울남부지법은 18일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범행 전 B씨는 다른 손님이 남기고 간 음식물을 치워달라며 A씨에게 화를 냈다고 한다. 이후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 경찰이 출동해 이들의 말다툼을 중재하고, 화해를 권유한 뒤 돌아갔으나 B씨는 집에서 흉기를 가지고 와 범행을 저질렀다.

사건 현장에는 B씨 동생인 C씨(28)도 있었다. 경찰은 CCTV 영상, 목격자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B씨의 단독범행으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C씨도 A씨 팔을 붙잡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는 내용의 글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C씨를 공범으로 봐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경찰은 “C씨는 범행을 말리는 과정에서 A씨를 붙잡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