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인데 손님이 칼 위협하면 대처 좀…” 한 달 전 알바글

입력 2018-10-18 10:44 수정 2018-10-18 15:44
왼쪽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사진 출처는 뉴시스.


PC방 아르바이트생이 위험 상황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14일 일어난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이전에도 인터넷에는 비슷한 경험을 토로한 아르바이트생이 있었다. 이 아르바이트생은 “칼 들고 위협하는 손님이 있는데 대처법을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자신을 PC방 아르바이트생이라고 소개한 네티즌은 9월 18일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헬스갤러리에 위협하는 손님에 대한 대처법을 묻는 글을 올렸다. 헬스갤러리는 헬스를 하거나 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손님의 폭행으로 경찰 신고도 한 적이 있다고 한 네티즌은 실질적인 도움을 얻고 싶다고 했다.



그는 “진상 손님이 죽인다고 협박하는데 (손님이)뒤도 없는 애라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면서 “경찰에 신고는 했는데 내 아르바이트 시간에 맞춰서 (다시)올 것 같다”고 불안해했다. 그는 멱살을 잡히고 콜라병으로 맞은 적이 있다고 했다.

이후 호신용 스프레이를 샀다고 한 네티즌은 “칼로 밀고 들어오면 어찌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자신이 아르바이트 하는 곳으로 와서 도움을 주거나 제압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했다. “칼을 든 손님을 제압할 방법은 없다” “아르바이트를 당장 그만둬라”는 답변이 몇 개 달리자 그는 “대타가 올 때까지 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 PC방 아르바이트생의 글은 올라왔을 당시 달리 주목을 받지 못했다. 당사자의 답글을 포함해 4개의 댓글이 전부였다. 그러나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이후 이 글에는 수십개의 댓글이 올라왔다. 이번에 사고를 당한 이와 글쓴이가 동일인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 대다수다.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은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에 온 A씨(30)가 14일 오전 8시10분쯤 아르바이트생 B씨(21)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일이다. A씨는 B씨와 말다툼한 뒤 홧김에 흉기를 갖고 돌아와 PC방 입구에서 B씨를 살해했다. B씨는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사건 당시 A씨의 동생 C씨(28)도 있었다. 경찰은 A씨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지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