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가해자로 몰린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투신해 숨진 사건에 대한 공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교사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자는 1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15일 게시된 청원 글은 억울함에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 A씨의 명예회복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청원자는 “교사는 지역 맘카페의 마녀사냥을 견디지 못했다”며 “아동학대도 아니었고 학부모와도 오해를 풀었으나 신상털기와 악성댓글로 인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작 해당 카페는 고인에 대한 사과나 사건에 대한 반성 없이 관련글이 올라오면 삭제하기 바쁘고 글 작성자를 강퇴하고 있다”며 “억울하게 생을 마감한 교사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이 청원은 18일 오전 2시 기준 10만31명의 동의를 얻었다. 게시판에는 논란을 키운 맘카페를 폐쇄하거나 법적 조치해 달라는 청원도 이어지고 있다.
교사 A씨를 극단적 선택으로 몰고 간 이번 사건은 지난 11일 원생들과 떠난 가을 나들이 직후 지역 맘카페에 퍼진 글에서 시작됐다. 동료 교사가 쓴 글에 따르면 ‘A씨가 자신에게 안기려 한 원생을 밀치고 돗자리를 털었다’는 글이 마녀사냥으로 번졌다.
A씨는 아동학대 가해자로 낙인찍혔고 해당 어린이집 실명이 몇몇 맘카페로 퍼져나갔다. A씨는 원생 학부모에게 당시 상황 설명을 하고 원만하게 해결했으나, 아이의 이모라고 밝힌 여성이 어린이집에 찾아와 거칠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과정에서 여성은 A씨와 동료 교사들을 무릎 꿇리고 물을 뿌렸다.
이 일이 있고난 후 A씨는 13일 오전 2시50분쯤 거주하는 아파트 14층에 올라가 안타까운 선택을 했다. 발견된 유서에는 “아이에게 미안하다. 다른 교사에게 피해가 가지 않길 바란다”고 적혀 있었다.
A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에도 해당 맘카페에는 “고발글은 잘못이 없다” “글을 올리신 분은 잘못이 없다” 등의 댓글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져 또 한번 논란이 됐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