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가 그동안 살림꾼 역할을 했던 리오넬 메시 없이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다. 지난 2018 러시아 월드컵의 실패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하고 있는 모양새다. 내년 열리는 코파 아메리카를 위한 밑그림이다.
아르헨티나는 17일 오전(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 위치한 ‘킹 압둘라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0대 1로 아쉽게 패했다. 비록 패했지만 주전을 대거 내세운 브라질을 상대로 그동안 대표팀에서 보기 힘들었던 신예 선수들을 대거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아르헨티나 선수들 중에서 지난 월드컵 마지막 경기였던 16강 프랑스전에 나섰던 이는 수비수 니콜라스 타글리아피코와 니콜라스 오타멘디 단 두 명뿐이었다. 10월 A매치에 소집된 선수 중 A매치 경험이 10경기 이하인 선수만 해도 24명에 달한다. 아르헨티나가 작정하고 세대교체 작업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날 이 둘과 함께 헤르만 페젤라와 파블로 사라비아가 함께 수비진을 구성했고 미드필더로는 지오바니 로 셀소와 로드리고 바타글리아, 하이베르 파라데스가 출전한다. 공격진에는 앙헬 코레아와 마우로 이카르디, 파울로 디발라가 함께 스리톱을 구성했다.
특히 공격을 이끌었던 이카르디와 디발라는 지난 월드컵에서 전력 외로 분리됐던 선수들이다. 디발라는 지난 월드컵에서 단 25분만 그라운드를 밟을 수 있었다. 조별리그 2차전 크로아티아와의 경기에서 득점이 필요했던 다급해진 후반 22분에야 투입됐다. 그 외의 경기에선 교체로조차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득점왕을 차지했던 이카르디는 아예 월드컵 명단에서조차 탈락하며 충격을 줬다. 메시와 안 친하다는 것이 이유 중 하나였다는 세간의 루머까지 돌 정도였다.
메시는 지난 월드컵 조기 탈락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올해는 A매치에 출전하지 않기로 하며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고 있다. 대표팀 은퇴설이 돌고 있을 정도로 메시의 결정에 모든 시선이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아르헨티나는 신예 선수들을 대거 발탁하며 원석 가리기에 전념하고 있다. 메시가 다시 돌아왔을 때 아르헨티나가 과연 어떻게 변화돼 있을지는 지켜볼 일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