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런 일을 겪을 줄은…” 前남친에게 강간·폭행당한 여군

입력 2018-10-18 05:00
영국 데일리메일

영국에서 한 여성 군인이 자신을 수차례 강간하고 폭행한 전 남자친구의 범행을 고백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2월 25일 스코틀랜드 마킨지 지역에 거주하는 육군 카린(29)은 지난해 말 헤어진 전 남자친구 그레이엄(29) 집에서 9시간 동안 감금돼 반복적으로 맞고 성폭행당했다.

이날 카린은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다 자신의 아파트 앞에서 공격을 당해 정신을 잃었다. 의식을 회복한 카린은 자신이 그레이엄 집 거실 소파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레이엄은 칼을 들고 정신이 돌아온 카린을 오랜 시간 폭행했다.

이후 카린은 가까스로 조모의 집으로 탈출해 경찰에 신고했다. 그가 여군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카린은 “의료병으로 7년 동안 최전방에서 복무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두 번이나 살아남았다. 여러 일을 보고 겪은 만큼 어떤 일이든 대처할 준비가 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9시간의 사투는 온몸 곳곳에 깊은 흔적으로 남았다.

영국 데일리메일

카린은 “도망가다 들키면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심장이 마구 뛰었다. 문을 어떻게 닫고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충격이 컸다”고 전했다. 카린에게 과거 신뢰와 애정으로 돈독했던 옛 연인의 잔혹한 행위는 평생 지워지지 않을 끔찍한 기억이 됐다.

카린에 따르면 두 사람은 고등학교 시절 처음 만나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사이다. 카린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후 관계가 시작됐다. 카린은 “내가 만난 사람 중 가장 좋은 관계였다”며 “말다툼 한 번 없이 함께 할 때마다 웃음이 났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자신을 통제하려 했다고 밝혔다. SNS를 사용하거나 집을 얻는 일 등 모든 일을 감시받았다는 것이다.

그의 폭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7년 9월 카린이 대학 진학을 준비할 당시 비슷한 일이 발생했었다. 이날 그레이엄은 자신의 집에서 카린의 목을 조르고 거실에 내던지기까지 했다. 탈출한 카린의 신고로 경찰에 체포돼 형을 선고받고 연말까지 수감 생활을 했다. 12월 출소 후 두 사람은 잠시 재회했으나 끝내 이별했다. 다시는 이런 일 없을거라며 울면서 용서를 빌던 그의 집착과 폭력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영국 데일리 메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에든버러 고등법원은 그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고 징역 66개월을 선고했다. 여기에 지난해 데이트폭력 사건에서 경찰관을 공격한 혐의 등도 추가돼 총 6년 1개월의 형이 확정됐다. 그레이엄은 재판 내내 사건 당시 성폭행이 없었다고 범행을 부인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앞서 리빙스턴 고등법원 역시 그의 범행을 유죄로 인정하고 성범죄자 명단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카린은 선고에 앞서 “처음에는 이 모든 일이 다 내 탓이라고만 생각했다”며 “그 일이 있었을 때 난 무너졌다. 만약 누가 이 모든 것을 끝낼 약을 줬다면 기꺼이 먹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나는 이제 그와 같은 유형의 남자들이 말하는 방식과 나르시시즘에 대해서 잘 알게 됐다. 나는 잘못한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 “지금까지는 내가 이런 일을 겪을 줄 몰랐다. 만약 이전에 무엇이든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면, 성폭행 피해자들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라며 “이젠 (폭력의) 아주 작은 신호도 그냥 웃어 넘기지 않을 것이다”고 단호함을 드러냈다.

김누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