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세상] 실종 유명 음악가가 엉뚱한 가족에 의해 묻힌 사연

입력 2018-10-17 11:18
스콧 쿠시니 실종 당시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 페이스북 캡처

캐나다의 한 가족이 슬픔에 잠긴 채 장례를 치르고 가족의 시신을 묻었다. 그런데 얼마 후 매장했던 가족이 살아 돌아오는 일이 일어났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7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어떤 가족에 의해 묻힌 시신이 몇 달 전 실종됐던 토론토의 유명 피아니스트 스콧 쿠시니(80)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쿠시니의 오랜 친구 안드레아 레이드는 BBC에서 “지난주 경찰에게 실종된 쿠시니가 발견됐으며, 실수로 다른 가족에 의해 땅에 묻혔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8월 도보 위에 쓰러져 있던 한 남자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는데 끝내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실종된 가족을 찾고 있던 한 가족에게 이를 알렸고, 가족은 안치실에 옮겨진 시신을 확인하고 인수해갔다. 경찰은 이 가족의 신원을 밝히지 않았다.

가족은 장례식을 치르고 시신을 매장했다. 그런데 몇 달 후 자신들이 묻었다고 생각한 가족이 살아 돌아오는 일이 발생했다. 그들이 묻은 시신은 가족이 아니었다.

스콧 쿠시니 페이스북 캡처

경찰은 숨진 이의 소지품을 특정해 그를 8월 실종된 음악가 스콧 쿠시니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검시관은 매장된 시신을 발굴해 신원을 밝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친구 레이드는 “시신이 쿠시니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가 실종된 이후 일어날 수 있는 많은 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며 “하지만 쿠시니가 사고를 당했을 당시 구급차가 바로 그를 데려갔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지금까지도 누군가에 의해 보살핌을 받았다는 사실에 오히려 안도했다”고 밝혔다.

레이드는 “쿠시니는 믿을 수 없는 유머 감각을 지닌 사람이다. 만약 이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도 웃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콧 쿠시니는 토론토 음악계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장님으로 태어난 그는 1950년대 블루스와 록밴드에서 전문적으로 피아노를 연주했고, 에어로스미스와 듀안 올맨과 같은 거장들과 함께 공연했다. 쿠시니는 토론토에 있는 노인 주거시설에서 살고 있다가 8월 20일쯤 실종됐다.

강문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