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굿바이’ 손흥민, 또 다른 싸움을 위해

입력 2018-10-17 10:54 수정 2018-10-17 11:21
손흥민이 16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파나마의 경기에서 슛을 날리고 있다. 뉴시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파나마와의 평가전에서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16일 오후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0위 파나마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박주호(울산), 황인범(대전)이 2골을 넣었으나 2대 2로 비겼다.

이날 경기는 ‘캡틴’ 손흥민의 올해 마지막 대표팀 일정이었다. 대한축구협회가 손흥민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데려오는 조건으로 11월 A매치와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첫 두 경기에 차출하지 않기로 소속팀 토트넘과 합의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다음 합류는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 3번째 경기다. 이제 3개월여 동안 소속팀에만 매진한다.

손흥민은 올 한 해 누구보다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3개월 사이 월드컵에 이어 토트넘의 미국 투어와 아시안게임을 치르며 세계 각국을 오갔다. 그의 비행거리와 동선이 유럽에서도 화제였을 정도다. 손흥민의 활약 덕에 한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독일을 꺾는 파란을 일으켰고 기세를 몰아 아시안게임에선 우승을 차지했다. 새로 부임한 벤투 감독 체제에서도 전 경기 출전하며 무패 행진(2승 2무)을 이끌었다.

16일 충남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한국과 파나마 경기에서 2:2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자 손흥민이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쉴 새 없이 달려온 그는 이젠 잠시 동안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매번 혹사 논란에 웃음으로 답했던 그는 이번만큼은 경기가 끝난 후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손흥민은 이날 풀타임을 뛴 파나마전 직후 취재진과 만나 짧은 한숨과 함께 “조금 힘드네요”라고 토로했다. 이어 “후반전 뛸수록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의 짧은 한마디엔 올 한 해 쉴 새 없이 달려와야 했던 고단함이 묻어 있었다. 결과와 내용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던 경기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였다.

손흥민은 “아시안컵까지 일단 소속팀에서 컨디션 조절을 잘하며 회복을 잘해야 한다. 그래야 대표팀에서도 잘할 수 있다”며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아시안컵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음을 기약했다.

대표팀 일정을 끝마친 그는 소속팀 복귀를 위해 곧바로 17일 영국으로 출국한다. 빠르면 20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웨스트햄전에서 손흥민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체력적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다잡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