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1패와 조 1위, 어쩌면 최상의 시나리오

입력 2018-10-17 10:09 수정 2018-10-17 10:24
kt 롤스터 탑 라이너 ‘스멥’ 송경호. 윤민섭 기자

kt의 1패는 입에 쓰지만 몸엔 좋은 보약이었다.

kt는 16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그룹스테이지 C조 2라운드에서 2승 1패를 거뒀다. 매드 팀(대만·홍콩·마카오)과 팀 리퀴드(북미)를 각각 24분과 26분만에 가볍게 꺾었지만 에드워드 게이밍(EDG, 중국)에 접전 끝에 패하고 말았다.

앞선 1라운드에서 3승 무패를 달린 kt는 도합 5승 1패로 C조 1위를 확정했다. 다행히 EDG가 팀 리퀴드와의 최종전에서 패하면서 kt는 순위 결정전 없이 1위를 확정 지었다. A조 1위에 오른 아프리카 프릭스와의 8강 내전도 자연스럽게 피하게 됐다.

kt는 EDG전에서 스웨인, 킨드레드, 사이온 등 변칙 픽을 꺼내들었다. 경기 스타일도 운영보다는 전투 위주로 꾸렸다. 그러나 아칼리, 신 짜오, 카이사 등 인파이터 위주로 챔피언을 구성한 EDG의 강력한 전투 능력에 결국 패배의 쓴 맛을 봤다.

경기 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원거리딜러 ‘데프트’ 김혁규는 “우리 팀 조합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다. 전투력은 떨어지지만 사이드 주도권을 이용해 게임을 풀어나갔어야 했다. 전투를 받아준 게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팀 컨디션이 굉장히 좋다. 8강이나 더 높은 무대에서 좋아질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오창종 kt 감독은 경기 후 ‘OSEN’과의 인터뷰에서 “자력이 아닌 팀 리퀴드의 도움을 받았다”면서 “EDG에게는 우리가 부족했기 때문에 졌다고 생각한다. 최근 메타를 따라가기 위해 공격적으로 했다. 싸움에만 집중하다 보니 운영적인 부분이 미약해졌다. 8강에서는 좀 더 보완하겠다”고 했다.

‘포모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제승 코치는 EDG전에서 우르곳과 아칼리를 상대에 내준 것은 실수가 맞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8강에서 누구를 만나든 쉽지 않은 경기가 되겠지만 이길 자신이 있다”고 했다. 그는 “밴픽에 있어서 팬들의 걱정이 많은 거로 알고 있다. 앞으로 실수 없이 선수들이 경기력 이상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서포터 ‘마타’ 조세형은 ‘데일리e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EDG와의 대결에서 당한 패배가 앞으로 롤드컵 일정에 좋은 약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탑 라이너 ‘스멥’ 송경호는 ‘인벤’과의 인터뷰에서 “팬분들이 말하는 좋은 챔피언 혹은 조합에 대한 기준을 잘 모르겠다. 우리가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조합이었지만 실수가 반복되면서 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t) 어느 정도 현재 메타와 잘 맞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는 가릴 것 없이 플레이한다. 그저 우리는 하던 대로 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