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부선씨 법률 대리인인 강용석 변호사가 16일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신체 검증’을 거세게 비판했다. 이 지사 측근들만 참관한 ‘셀프 검증’이라는 것이다.
이 지사는 이날 경기도 수원 아주대병원 웰빙센터 1진찰실에서 오후 4시5분부터 12분까지 7분간 신체검증을 받았다. 검증은 이 대학 피부과와 성형외과 전문의 2명이 진행했다. 이 지사 측 대변인, 비서 등 관계자 3명과 경기도청 출입기자 3명이 참관했다.
의료진은 “(김씨와 공지영 작가) 녹취 파일에서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며 “동그란 점이나 레이저 흔적, 수술 봉합, 절제 흔적이 없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의료진 발표가 있은 후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계정을 통해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혼자서 셀프로 한 신체 검증을 검찰과 경찰이 증거로 인정해주겠느냐”며 “그건 진단서도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점의 존재 여부는) 고소 내용에 있지도 않다. 그래서 경찰도 (검사실에) 가겠단 얘기를 안 했다. 저희한테도 오란 말이 없었다”면서 “병원 밀실에서 측근들 앉혀 놓고…. 이런 말까지 하기 좀 그렇지만 화장으로 좀 가리면, 뭐 들춰나 봤겠느냐”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달 이 지사를 공직선거법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강 변호사와 함께 방송을 진행한 김세의 전 MBC 기자는 “(고소 내용의) 핵심은 김영환 전 바른미래당 경기지사 후보가 김씨 집에 갔느냐고 물었을 때 안 갔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이는 지난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이 지사와 김 전 후보가 설전을 벌인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김씨와의 불륜 스캔들에 휩싸였던 이 지사는 의혹을 추궁하는 김 전 후보의 질문을 모두 부인했다. 김씨와 교제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김 전 기자는 “이 지사가 ‘(김씨에게) 전화한 사실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었다”며 “미국산 소고기 집회 이후에 만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도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도 “국가인권위원회 1층 주차장에서 만난 적도 없다고 했다”면서 “이건 더 선정적인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 얘기는 김씨를 (방송에) 모셔서 자세히 들어보겠다”고도 했다.
인권위 주차장 일화는 김 전 후보가 지난 6월 7일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 도중 언급된 바 있다. 김 전 후보는 “김씨가 전한 얘기”라며 “이 지사(당시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008년 3~5월쯤 광화문 집회에 함께 참석한 뒤 낙지집에서 식사를 하고 인권위 주차장에 김씨 차를 주차했다더라. 김씨는 ‘이 지사가 차에서 저한테 요구했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제가 이것을 여기서 밝히기가 민망하기 때문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말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지사의 신체 검증은 김씨와 공 작가의 통화 녹취 파일이 발단이 됐다. 파일에는 김씨가 “이 지사의 신체 은밀한 부위에 크고 까만 점이 있다”고 말하는 음성이 담겼다. 이 파일이 최근 소셜미디어에 유출됐고, 이 지사는 의혹을 적극 부인하며 신체 검증을 받았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