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원 빌려주고 이자는 하루에 5만원…성인보다 더 살벌한 청소년 사금융

입력 2018-10-16 15:29 수정 2018-10-17 08:32

‘20만원 빌려주고 이자는 하루에 5만원’.

사채시장에서 급전을 융통하는 어른들의 세계는 청소년들에게 이해하기 힘든 요지경이다. 연 20~30%의 고이자 부담에도 단기간에 많은 돈을 끌어 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어른들의 사채거래를 뛰어넘는 무서운 10대들이 등장했다. 사채를 놀리는 어른들도 놀라게 할만큼 고리로 돈을 빌려주고 폭력까지 휘두른 무서운 청소년들이다.

광주 광산경찰서는 16일 고리로 빌려준 돈을 받아내기 위해 주먹을 휘두른 혐의(상해·이자제한법 위반 등)로 A(19·무직)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대학생과 고교생 등 범행에 가담한 일당 10대 6명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평소 알고 지내는 후배 12명에게 1인당 20만~50만원을 빌려주고 법정이자율(24%)보다 높은 원리금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폭행을 하거나 이를 방조하는 등 불법 채권추심 행위도 일삼았다.

실제로 이들은 20만원을 빌려준 뒤 하루에 5만원을 이자로 받는 등 상상을 초월한 높은 이자를 받아낸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가 가운데 2명에게는 폭력을 동반한 채무독촉으로 각각 4주(골절상)와 10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기도 했다.

또 후배들과 가족들에게 연락해 돈을 갚으라고 독촉하는 것은 물론 집으로 찾아가 협박한 사례도 적잖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주범 A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공범들을 대상으로 보강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보복을 당하지 않도록 신변을 보호하면서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며 “미래의 기둥인 청소년들이 불법 사금융에 물드는 것을 막기 위해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