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알몸남, 돌연 ‘나체 사진’ 삭제한 까닭 “여친한테 걸렸다”

입력 2018-10-16 15:25 수정 2018-10-16 15:54
박씨 소셜미디어 계정.

자신의 나체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이른바 ‘동덕여대 알몸남’은 체포되기 전 스스로 계정을 정리했다. 여자 친구 때문이었다고 한다. 일부 네티즌은 “여자친구까지 있는 사람이 여대 캠퍼스에서 이런 짓을 했다니”라며 경악하고 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15일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 및 건조물 침입 혐의로 박모(28)씨를 검거했다. 박씨는 지난 6일 나체 상태로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캠퍼스에 들어가 강의실과 복도 등에서 사진을 찍은 뒤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학교 안팎의 CCTV 영상을 확보해 박씨의 동선을 분석하는 데 주력했다. 이후 서울 광진구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박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박씨가 올린 사진과 영상에는 그가 동덕여대 강의실이나 복도에서 음란 행위를 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그는 공공장소에서 촬영한 나체사진을 지속적으로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며 ‘#야외노출’ 등의 해시태그를 달았다. 해시태그는 단어나 여백이 없는 구절 앞에 해시기호(#)를 붙이는 표기법이다. 태그에 적힌 문구를 소셜미디어에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이 모두 나온다. 야외노출을 검색할 경우 박씨가 게시한 사진이 모두 검색되는 식이다.

박씨는 지난해 7월 계정을 개설하고 모두 63건의 사진과 영상을 올렸다. 그러나 최근 돌연 게시물 대부분을 삭제하고, 계정 소개란에 “여자친구한테 걸려서 다 지웠습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현재 이 계정에는 사진 3장 정도가 남아있다.

박씨에 대한 수사는 사진을 본 동덕여대 재학생들이 경찰에 신고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 재학생은 13일 빠른 경찰 수사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15일 오후 1시쯤 학교 본관 앞에서 ‘안전한 동덕여대를 위한 7천 동덕인 필리버스터’도 열었다. 재학생 400여명은 “우리는 안전한 동덕여대를 원한다”고 외쳤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