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어린이집 교사 사망 사건의 발단이 된 맘카페에 오른 이모의 글이 인터넷에 퍼지고 있다. 이모는 조카의 학대 피해 장면을 마치 본 것처럼 적으며 어린이집 실명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모는 “본 일이 아니고 들은 일”이라고 했다. 사망한 교사의 동료는 이 맘카페에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을 수 있다”고 원통해했다. 이 맘카페에는 교사에게 사과하거나 고인을 추모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모는 11일 저녁 늦게 김포 지역의 한 맘카페에 어린이집의 실명을 공개한 글 한 편을 올렸다. 16일 각종 커뮤니티에는 이모가 작성한 글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이모는 자신의 조카가 당한 일이라면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어린이집 소풍에 간 자신의 조카가 교사에게 안기려고 했지만, 교사가 돗자리를 터는 데만 신경 써 아이를 방치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모는 “아이가 나뒹굴렀다”는 식으로 묘사했다. 당시 주변 사람들이 교사 행동에 수군거렸고, 일부는 고함을 치듯 교사를 나무랐다고 했다. 이모는 당시 상황을 직접 목격하지 않았다. 그러나 글은 상황을 바로 옆에서 본 듯 묘사체로 적혔다. 이모는 “봤냐고요? 아니다. 10여명의 인천 서구 사람들에게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모는 글에서 “날씨도 추웠는데 밀쳐져 마음마저 추웠을 조카를 생각하면 심장이 조여든다”고 적기도 했다.
이모의 이런 고발 글에는 어린이집 교사를 처벌해야 한다는 등의 동조 반응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글쓴이가 어린이집 실명을 공개한 데다 아이가 학대당했다는 상황을 자세히 묘사했기 때문이다.
김포 통진읍 한 어린이집 교사 A씨(38)는 맘카페에서 목격글로 아동학대 가해자로 몰리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어린이집 소풍 행사는 지난 11일이고, A씨가 투신한 것은 이틀 뒤인 13일이다.
사망한 교사와 함께 일한 동료는 이모의 글이 올라왔던 김포 맘카페에 남긴 글에서 “많은 일이 짧은 기간 안에 벌어졌다”고 안타까워했다. 동료는 "내가 직접 본 것이 아닌 들은 것, 또는 사실관계가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일은 제발 글과 댓글을 달 때 신중해 달라"면서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을 수도 있다"고 남겼다. 그는 동료의 추모를 정중히 부탁하기도 했다.
이 동료에 따르면 이 카페에 올라온 목격담과 이모의 글에 달린 댓글에 교사의 신상명세가 공개됐고 어린이집에는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당시 상황을 목격했다는 한 시민이 신고해 경찰이 어린이집에 찾아오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 조사를 받는 동안, 아이가 교사에게 바로 와 안겼고, 경찰은 아이 몸에 별다른 상처가 없다는 점 등을 확인하고 돌아갔다. 교사가 아이 부모에게 이런 내용을 알리고 원만하게 해결이 되는 과정에서 아이의 이모가 어린이집의 실명을 공개하는 글을 올렸다. 이모는 어린이집에 찾아와 교사에게 폭언하고, 물을 뿌리는 등 모욕을 주기도 했다.
이 맘카페에는 숨진 교사를 추모하는 글이 속속 달리고 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