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에서 문제 관련 메모 나왔다” 숙명여고 쌍둥이 입건된 이유는?

입력 2018-10-16 07:28 수정 2018-10-16 10:07

숙명여고 시험문제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쌍둥이 딸의 휴대전화에서 시험문제 관련 정보를 미리 알고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를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동아일보는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서울 강남구 숙명여고 전 교무부장 A씨 쌍둥이 딸들의 휴대전화에서 시험 문제를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볼만한 메모가 나왔다고 16일 보도했다.

경찰 관계자는 “쌍둥이 딸이 시험문제를 미리 알고 있었다고 볼만한 메모 내용을 이들의 휴대전화에서 확인한 건 맞다”며 “다만 A씨가 두 딸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해 메모가 작성됐는지는 추가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주민 서울경찰청장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A씨가 시험에 관해 두 딸에게 알려준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이 나타났다”며 “디지털 분석에서 증거가 나왔다”고 확인했다.

앞서 서울 수서경찰서는 쌍둥이 딸의 휴대전화를 디지털포렌식 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증거를 바탕으로 두 딸을 업무방해 혐의의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A씨가 두 딸에게 시험 문제와 관련된 메모 내용을 알려줬는지를 집중 수사 중이다.

14일엔 A씨와 쌍둥이 딸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 쌍둥이 딸의 변호인과 어머니, 할머니, 삼촌 등이 입회한 가운데 조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딸 중 한 명이 조사 도중 “답답하다”고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되면서 조사가 중단됐다.

경찰은 쌍둥이 딸을 다시 조사하기 위해 변호인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경찰은 또 두 딸에 대한 조사가 끝나지 않은 만큼 수사 결론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을 이전 시험 성적과 비교하기 위해 숙명여고에 성적 자료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한편 A씨와 두 딸은 경찰 조사에서 시험지 유출 의혹에 대한 혐의를 계속 부인하고 있으며 숙명여고 학부모들은 강력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숙명여고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은 올 7월 중순 학원가 등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전 교무부장의 쌍둥이 자매가 2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성적이 급격히 올라 각각 문·이과 전교 1등을 해 논란이 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