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의원이 57년을 함께한 아내 떠나보내며 한 말

입력 2018-10-16 06:17 수정 2018-10-16 13:45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부인을 떠나보내며 절절한 심정을 전했다.

박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 아내 이선자 미카엘라가 2018년 10월 15일 오후 1시5분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입원 308일, 고통 없이 평화롭게, 큰딸이 오늘 새벽 도착하고 둘째와 조카들 모두 임종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1시간 뒤 박 의원은 장문의 글을 통해 아내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던 일화를 담담히 전했다. 지난 12일 금요일 아침 9시 아내에게 주말 일정을 소개한 뒤 토요일에 돌아오겠다고 한 박 의원은 아내가 ‘네’하고 손을 잡아주며 가벼운 미소와 나눈 대화가 마지막이 됐다고 했다.

308일 전 성공적인 수술을 하고 99일 만에 병원을 옮겨 회복했지만 한 달 전부터 기력이 저하되는 아내를 보며 부부만이 느끼는 감정으로 마음의 준비를 했다고 한 박 의원은 아내가 자신에게 “당신은 하고 싶은 일을 그랬던 것처럼 열정적으로 하시고 그 대신 이젠 두 딸만을 위해 살아요”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이틀간 아무런 고통 없이 평화롭게 하늘나라로 갔다”고 한 박 의원은 “아내에게 고마운 것은 두 눈을 꼭 감고 잠들었다. 미안하고 잘못했고 사랑했다. 여보 잘 가”라고 인사했다.

박 의원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내와의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자신이 7년간 쫓아다녔고 처가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내는 나를 선택했다”고 한 박 의원은 “아내와 결혼 50주년이지만 사실상 저랑 57년 살았다”고 고백했다.

“아내는 내가 머리를 짧게 자르는 것을 좋아하고 이발 열흘 후면 이발하라고 성화였다. 이발 후에는 품평을 한다”고 한 박 의원은 “아마 내가 재수학원, 대학, 군대에 있을 때 헤어스타일의 그때의 모습이 내가 자신을 제일 사랑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고 추측했다.

“위급하지만 나는 아내를 보고 이발관으로 달렸다”고 한 박 의원은 “아내에게 마지막 충성스런 사랑을 보였다”고 했다. 사별하신 고향 강정문 선배님이 “송장이라도 옆에 있어야 되네”라고 했다고 전한 박 의원은 “남편들이여! 살아 있을 때 부인께 잘 하세요”라고 당부했다. 많은 네티즌은 해당 게시물에 애도 댓글을 이어갔다.

한편 박 의원의 아내 고(故) 이선자씨의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영안실 특1호에 마련됐다. 발인은 17일 오전 10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