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마을에 세워진 역사적 인물 동상에 우스꽝스러운 가짜 눈이 붙여진 일이 생겼다. 지역 당국은 동상 훼손 사진을 올리며 범인을 잡아야 한다고 분노했지만 네티즌은 사진을 보고 되레 웃었다. 오히려 별일 아닌 것에 발끈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의견마저 나왔다.
미국 조지아주의 사바나 시청은 지역 광장에 설치된 동상에 가짜 눈을 붙인 범인을 찾는다는 안내문을 12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훼손된 동상은 존슨 광장에 있는 것으로 너새니얼 그린(Nathanael Greene)이라는 장교의 생전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너새니얼 그린은 미국 독립 전쟁에서 활약했다.
사바나 시청은 “웃겨 보일지 몰라도 이 동상은 역사적인 기념물이자 공공시설을 훼손한 행위는 결코 웃긴 일이 아니다”면서 가짜눈 부착 사건은 명백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범인에 대한 제보를 지역 경찰에 해달라고 했다. 미국에서 군인과 관련한 묘나 기념물을 훼손하는 행위는 경범죄인데, 피해액이 500달러(57만원)를 넘으면 중범죄로 처벌받는다.
사바나 시청이 페이스북에 올린 안내문에는 며칠 새 9000개가 달하는 댓글이 달렸다. 사바나 시청이 가짜 눈이 붙은 동상 사진을 그대로 올리는 통에 “웃긴 사건”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스티커 형태로 된 가짜 눈이어서 쉽게 붙였다 뗄 수 있는데 으름장까지 놓을 필요가 있냐는 지적도 많았다. “가짜 눈을 그냥 떼시고 지역 당국은 더 중요한 일에 관심을 기울여라” 등의 조롱도 이어졌다. 마치 눈을 부릅뜬 것처럼 보이는 장교 동상을 직접 보러 가고 싶다는 반응도 간간이 올라왔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