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벤투로부터 기회 얻을 수 있을까

입력 2018-10-15 14:11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둔 축구 대표팀의 이승우 등 선수들이 11일 경기 파주시 NFC에서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뉴시스

파울루 벤투 감독의 플랜A에는 이승우는 없다. 9월 A매치에 이어 10월 A매치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으나 벤투 감독의 첫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7일 코스타리카전을 상대로 7분 간 그라운드를 밟았던 것이 전부다. 2경기 연속 결장이다.

벤투 감독은 2선에 손흥민과 남태희를 붙박이로 활용하고 있다. 이어 첫 번째 백업 요원으로 문선민을 3경기 연속 투입했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 시절부터 베스트 11에 큰 변화를 두지 않는 벤투 감독 성격 상 내년 1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시안컵에서도 선수단과 전술에 큰 변화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무려 8명의 선수가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의 기회를 받고 있는 것이 그러한 배경이다. 2선 자원 구성이 달라지지 않는 이상 이승우에게 출전 기회가 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아시안컵 이전까지 남은 친선전 3경기는 이승우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16일 상대하는 파나마는 객관적인 전력상 FIFA(국제축구연맹) 70위의 약체다. 12일 일본과의 평가전에서도 0대 3으로 대패하며 분위기도 가라앉아 있다. 안정을 추구하는 벤투 감독이 변화를 주고자 한다면 파나마전은 최고의 실험대다.

이승우 뿐만 아니라 그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거나 출전시간 보장에 어려움을 겪었던 김승대와 김문환, 박지수와 정승현 등도 실험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벤투 감독이 앞선 3경기에 그랬던 것처럼 안정된 조직력을 강화시키는데 무게를 둔다면 이들의 설 자리는 또 다시 줄어들 전망이다.

이번 파나마 전을 끝으로 손흥민이 올해 대표팀 일정을 마친다는 것은 이승우에겐 좋은 기회다.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과의 합의에 따라 내년 1월 아시안컵 3번째 경기부터 출전이 가능하다. 그때까진 2선 공격진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벤투호는 파나마전을 앞두고 우루과이전에 선발출전한 선수들과 그렇지 않은 선수들로 조를 나눠 훈련을 진행했다. 특히 선발 출전하지 않은 선수들은 체력적 이점을 살려 빠른 공격 전개, 역습 방어, 역습 시도 등 강도 높은 전술 훈련을 진행했다.

벤투 감독이 자신의 전술 색채를 빠르게 대표팀에 입혀가는 상황에서 아직까지 자리잡지 못한 선수들은 자신을 증명하기 위해 경쟁할 필요가 있다. 벤투호에서 자신만의 포지션을 찾는 것이 첫 단추를 꿰는 일이 될 것이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