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술 취한 관객 앞에서 ‘칼군무’…공연 전문 고등학교 실태

입력 2018-10-15 08:57 수정 2018-10-15 10:03
SBS캡처

공연 전문 고등학교 학생들이 군 부대 위문 공연은 물론 학교장의 사적인 모임까지 동원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교육청이 특별감사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네티즌들은 해당 학교가 서울에 위치한 곳으로 유명 아이돌을 여럿 배출했다는 점을 근거로 문제의 학교를 추정하고 있다.

SBS는 지난 4월 보험설계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된 한 보험사 행사장에 공연 전문 고등학교 학생들이 동원됐다고 보도하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남녀 6명이 무대에서 화려한 ‘칼군무’를 선보이는 장면이 담겼다. 또 교복 차림의 4인조 여성 보컬 팀의 열창이 이어졌다.

SBS 뉴스 캡처

공연을 지켜보는 객석엔 테이블마다 술이 놓여있고 관객들은 흥겨운 듯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한다. 무대에 오른 사람들은 서울의 공연 전문 고등학교에 다니는 10대 학생들이다. 해당 학교는 지난 2014년부터 학생 수십 명을 모아 외부 공연을 해왔으며 지난해와 올해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참석한 행사만 국내외 모두 스무 차례가 넘는다.

일부 학생과 학부모들은 여학생들이 참여한 군부대 위문 공연을 비롯해 술이 제공되는 행사장 등 부적절한 자리도 있었다고 반발했다. 공연에 참가한 한 여학생은 SBS에 “수치스러웠다. 부담스럽다. 좋지 않은 감정이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여학생도 “공연처럼 보는 게 아니라 축제하듯 자기들끼리 술 마시고 술 취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며 그 상태에서 공연을 시켰다”며 분노했다.

뿐만 아니라 사적 모임에 동원된 후 지급된 공연 사례금의 부적절한 처리 의혹도 불거졌다. 한 학부모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뭐는 뭐가 한다고 도대체 애들 데리고 뭐하는 건지, 이게 앵벌이지 뭐가 앵벌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무대 경험을 쌓기 위한 교육적 목적이었다고 해명했다. 해당 학교 교장은 “아이들이 무대에 많이 서는 것이 교육적이라고 본다”며 “아이들이 공연에 굉장히 목말라한다. 그래서 자기들 공연할 때 봐주기를 바란다”고 매체에 말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서울교육청은 지난주 특별감사에 착수해 학생들의 공연 동원이 교육적 활동에 맞는지, 학습권 침해나 학교의 부당한 수익은 없는지 등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