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방해된다는 내용이 담겼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앙일보는 도쿄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달 25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된 김 위원장의 친서에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에 방해가 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1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친서는 지난달 26일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미‧일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보여준 편지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 뿐 아니라 회담을 취재하던 기자들에게도 양복 안 주머니에서 편지를 꺼내 슬쩍 보여주며 “김 위원장에게서 어제 막 전달 받은 아주 특별한 편지”라고 소개했다.
이 편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적인 한 편의 아름다운 예술작품”이라며 “아베 총리에게 보여주니 그도 ‘정말 획기적이며 역사적인 편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도쿄의 한국 측 소식통은 친서에 “북한은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그는 또 “그런데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현재 비핵화 협상에 방해가 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을 빨리 북한으로 보내달라. 비핵화 문제를 빨리 논의하고 싶다”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했다.
이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아베 총리에게 친서 내용 전체를 모두 보여주지 않고 편지를 살짝 보여준 뒤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주로 구두로 설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또 “폼페이오 장관을 방해로 표현한 것은 미국과의 협상에서 기싸움에 밀리지 않겠다는 북한의 오기가 담겼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협상에 방해가 되니 빨리 평양에 보내달라는 김 위원장의 요구에 따라 지난 7일 당일 일정으로 평양을 방문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을 만난 김 위원장은 미국이 불만을 표시한 김영철 대신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앉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