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감독’ 유혹 못 이겨…연습생 신화에서 승부조작 브로커로 전락한 장학영

입력 2018-10-15 06:14 수정 2018-10-15 09:49

전 축구대표팀 수비수 장학영(37)이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덜미를 잡힌 이유는 승부조작을 제안한 아산무궁화 이한샘(29)의 신고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장학영은 지난달 21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K리그2 아산무궁화 이한샘에게 승부조작을 제안했다. 다음 날 열리는 부산 아이파크와의 원정 경기에서 전반 20분 이내에 퇴장을 당하는 조건으로 5000만원을 주겠다는 제의였다.

이한샘은 현장에서 제안을 거절했고 이 사실을 경찰과 구단에 알렸다. 다음 날 오전 1시쯤 호텔에 있던 장학영은 긴급체포돼 구속 수감 중이다. 이한샘이 속한 아산무궁화는 장학영이 승부조작을 의뢰했던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2대 1로 이겼다.

경찰은 승부조작 제안이 있던 호텔 CCTV를 확보해 장학영 일행으로 보이는 브로커가 5000만원을 받아 밖으로 나가는 장면을 확인하고 공범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 브로커들은 해외로 출국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장학영은 공범인 브로커 측에서 축구단을 설립하면 감독직을 시켜주겠으니 5000만원을 대신 전달해 달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또한 장학영은 승부조작 제의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습생 출신의 국가대표로 이름을 알린 장학영은 ‘연습생 신화’로 불릴 만큼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성남FC의 전신인 성남일화에 2004년 입단해 2010년까지 365경기에 출장했고 12골과 19도움을 기록했다. 2006년에는 한국과 아랍에미리트(UAE)의 친선 경기 국가대표로 발탁돼 A매치 5경기를 뛰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