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무기판매’ 때문에 실종 언론인 언급 안하겠다는 트럼프

입력 2018-10-15 05:00
(사진=뉴시스) CCTV에 마지막으로 포착된 자말 카쇼기의 모습(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쇼기의 실종과 관련해 사우디 국왕과 이 문제를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에 10억 달러 상당의 무기 판매 계획을 갖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중적 태도’를 드러낸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사우디로의 무기 판매를 취소하는 것은 미국이 미국 스스로를 처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로의 무기 판매는 미국 회사들에게 엄청난 주문”이라면서 “사우디가 미국으로부터 무기를 살 수 없게 되면 러시아로부터 무기를 구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쇼기의 실종과 관련해 사우디 정부를 추궁하는 것이 미국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트럼프는 “카쇼기의 가족과 만날 것”이라면서도 “살만 사우디 국왕과 카쇼기 문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인 12일에만 해도 살만 국왕과 카쇼기 문제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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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가에 대해 격렬한 비판을 계속했던 카쇼기는 지난 2일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들어가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해졌다. 익명을 소식통을 인용한 언론 보도들은 카쇼기가 사우디에 의해 살해됐다고 전하고 있지만 사우디는 이런 주장이 근거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사우디는 14일 성명을 통해 “왕국은 경제적 제재든 정치적 압력이든 아니면 거짓 의혹제기든 협박과 우리를 해치려는 시도를 그 어떤 것도 결단코 용인하지 않을 방침임을 확언하는 바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왕국은 어떤 행동의 타깃이 된다면 그보다 강한 행동으로 대응할 것을 또한 확언한다”고 말했다.

한편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이날 “사우디가 카쇼기 수색에 있어 터키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면서 “터키 당국이 사우디 총영사관 내로 들어가 조사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을 사우디에 거듭 촉구했다.

또 터키의 친정부 성향 신문 사바는 “살해되던 당시의 소리가 녹음된 카쇼기의 애플 워치를 터키 관리들이 보관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바는 “터키 보안 관리들이 카쇼기의 아이폰과 아이클라우드 계정에서 이 녹음 파일들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카쇼기는 이스탄불의 사우디 총영사관으로 들어가기 전 아이폰을 자신의 약혼녀에게 맡기고 간 것으로 전해졌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