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벤쯔’도 먹방 찍는 PC방, 위생점검 실태는?…1년에 270여건뿐

입력 2018-10-15 04:00
출처 : 벤쯔 유튜브 방송 캡처 <위 사진은 기사 본문과 관련이 없습니다>

서울에 사는 송모(29)씨는 얼마 전 PC방에서 음식을 주문했다가 비위생적인 광경을 목격했다. 키보드와 책상 등을 닦는 데 사용하는 걸레가 버젓이 음식 조리대 옆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송씨는 “요즘 일반 음식점 못지않은 PC방이 많지만 위생환경은 아무래도 음식점에 비해서 부족한 점이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대구에 거주하는 구모(28)씨도 “손님이 앉았던 자리를 정리한 아르바이트생이 손도 안씻고 음식을 조리하는 것을 봤다”며 PC방 위생 환경에 의문을 나타냈다.

과거 라면이나 과자 등 주전부리를 파는 것에 그쳤던 PC방이 계절 특화메뉴를 내놓는 등 음식점에 가까운 형태로 발전하고 있지만 정작 PC방에 대한 위생점검 실태는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인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스크린골프장․피시방 총 위생점검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의 PC방을 대상으로 1391건의 위생점검이 실시됐고, 적발 건수는 196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1년에 위생점검이 274건꼴로 시행된 셈인데 전국적으로 1만 곳이 넘는 PC방이 영업 중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위생점검이 내실 있게 진행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특히 서울의 경우 올해 7월 기준으로 1719개의 PC방(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서비스)이 있는데, 최근 5년간 위생점검 건수는 300건에 불과해 연수치로 환산 시 송파구 전체 PC방 수(110곳)에도 미치지 못한다.

더욱이 이러한 위생점검은 식품접객업에 등록한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돼 사각지대가 발생할 여지도 있다. 식품위생법에 따라 영업자가 식품접객업 영업 신고를 하면 인허가 관청이 1개월 이내에 반드시 시설점검 등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휴게음식점이나 일반음식점으로 등록하지 않고서 조리 된 음식을 제공하는 PC방은 위생점검 사각지대에 놓이기 쉽다.

실제로 지난 5년간 식품접객업으로 등록한 스크린골프장, PC방이 3946개에 달해 음식을 조리․판매하면서 식품접객업으로 등록하지 않은 PC방은 아직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예상된다.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

이 의원은 “위생점검에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폐업할 때까지 단 한 번의 위생 점검도 받지 않는다는 것은 심각한 위생 불감증이나 마찬가지다”며 “위생점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식품접객업장에 대해 연 2회 이상 위생점검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준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