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준(27·랭스)이 오랜만에 대표팀 복귀전을 치렀다. 2대 1로 승리한 12일 우루과이와의 A매치 평가전은 석현준에게 2016년 10월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카타르전 이후 첫 복귀전이었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다시 새기기 전까지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전임 감독인 신태용 체제에선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부상 시점과 회복 속도 모두 좋지 않아 결국 김신욱에게 밀려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석현준은 190cm 장신 선수다. 공중볼 경합에 있어서도 유리하며 특유의 강인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투쟁심 있는 플레이와 강력한 슈팅능력을 자랑한다. 지난 월드컵에서 최전방 공격수 자원으로 선발됐던 김신욱과는 또 다른 스타일이다.
무엇보다 석현준의 최고 장점은 포르투갈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포르투갈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석현준 이전까지 파울루 벤투 감독을 비롯한 포르투갈 출신 코치진들과 직접적으로 소통이 가능한 이는 스페인어를 구사할 줄 아는 이승우뿐이었다. 벤투 감독에겐 직접 선수와 소통할 기회가 더 늘어난 셈이다. 석현준 역시 “감독님과 소통이 잘된다는 점은 확실히 좋다. 스타일도 포르투갈인 감독들과 큰 차이 없다. 전술, 크로스, 슈팅의 중요성을 많이 언급한다”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석현준의 존재는 황의조의 활약과 더불어 벤투호에겐 크나큰 호재다. 황의조와는 전혀 다른 전술적 움직임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전에서 후반 22분 석현준을 황의조 대신 투입하며 다양한 공격루트 찾기에 나섰다. 결국 석현준은 특유의 투쟁심을 바탕으로 후반 34분 상대 수비수가 방심한 사이 공을 따내 코너킥을 만들었다. 손흥민이 찬 이 코너킥은 석현준이 헤딩으로 연결하며 정우영의 득점으로 마무리됐다. 벤투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석현준과 황의조 두 카드를 보유한 것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특히 자신이 본 석현준의 장점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석현준은 황의조와 다른 스타일의 공격수다. 상대가 전방 압박을 가했을 때 석현준 스타일의 공격수가 들어가면서 더 직선적인 공격을 할 수 있었다. 석현준에게 공이 연결되면 키핑 능력과 2선 공격수로의 연계 능력이 좋다는 것을 알고 기용했다. 또 수비적인 면에서도 상당히 거칠게 상대 수비라인을 몰아세울 수 있다”
황의조가 상대 수비 사이에서 공간을 찾아 빠르게 들어가는 스타일이라면 석현준은 탄탄한 체구를 바탕으로 투지 있게 몸으로 부딪혀 기회를 만들어낸다. 석현준의 존재는 대표팀에게 또 하나의 공격루트가 더 생겼음을 의미한다. 황의조와 석현준이 모두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줌에 따라 벤투호의 분위기가 한층 더 밝아졌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