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한국과 일본 같은 아시아 강팀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싶다. 쉽진 않지만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달성해보겠다.”
축구 인생의 마지막일지 모를 행선지로 중국 무대를 택한 거스 히딩크 감독의 포부다. 히딩크 감독은 13일(한국시각) 네덜란드 전지훈련 중 중국 매체 ‘시나닷컴’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와 같이 밝혔다.
히딩크는 아시아 무대를 통해 겪은 자신의 노하우를 이용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팀을 이끌며 사용했던 나의 방식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내년은 그 첫 번째 과정이다. 재능이 있다면 스스로 보여줘야 한다. 훈련 첫 날에 아무런 목적없이 뛰었지만 많이 달라졌다”고 웃어보였다. 이어 “다른 문화에 있는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아시아 선수들은 사람들을 존중하고 감독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듣는다”며 중국 선수들이 자신의 말에 잘 따르고 있음을 강조했다.
히딩크 감독에게 주어진 주요 과제는 중국 축구의 2년 후 도쿄올림픽 자력 진출이다. 이를 위해서는 2020년 1월 23세 이하(U-23) 아시아선수권 3위 안으로 입상해야 한다. 중국은 올림픽 종합 순위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포츠 강국이지만 축구에서만은 유독 전전긍긍하고 있다. 1988 서울올림픽을 마지막으로 단 한 번도 자력 진출하지 못했다.
마지막 올림픽 본선 출전은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은 2008년 베이징 대회다. 당시 조별리그 1무 2패를 기록해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자국리그인 슈퍼리그는 막대한 투자를 통해 빠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대표팀은 여전히 국제무대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히딩크 감독을 향한 중국의 기대감은 높을 수밖에 없다.
그의 감독 데뷔전은 11월 완저우에서 열리는 4개국 초청 대회가 될 전망이다. 멕시코와 아이슬란드, 태국의 U-21 대표팀이 히딩크 감독의 중국 U-21 팀과 한 판 승부를 벌인다.
히딩크 감독은 넓은 중국에서 선수단 조사가 힘들다며 선발에 있어서 어려움을 내비쳤다. 그럼에도 그는 중국 U-21 대표팀이 긍정적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과연 히딩크 감독이 2002 한일 월드컵에 이어 다시 한번 아시아 무대에서 신화를 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