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전설적인 수비수 파울로 말디니가 다시 하고 싶은 기억에 남는 경기로 2002 한일 월드컵 16강에서 펼쳐진 한국전을 꼽았다.
당시 한국은 크리스티안 비에리에게 첫 실점을 허용해 0-1로 끌려가다 종료직전 설기현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이어 연장 후반 안정환이 이영표의 크로스를 깔끔한 헤더로 마무리 지으며 한국의 역사적인 첫 8강 진출을 성공시켰다.
말디니는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렌토에서 열린 스포츠 박람회에 참석하여 16년 전 쓰라린 패배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정말 멋진 선수 생활을 보냈지만 내가 정말 다시 하고 싶은 경기는 2002 월드컵에서 한국을 상대한 것이다”고 밝혔다.
당시 심판진에 대한 원망 역시 함께 덧붙였다. 그는 “나는 평소 심판들에게 결코 화를 내는 성격이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그날은 화를 내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아내로부터 배운 스페인어까지 써가며 최악의 말들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탈리아는 말디니가 빠진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지네딘 지단이 이끄는 프랑스를 꺾고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말디니로선 한국전 패배가 더욱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