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공식 브리핑이 줄어드는 이유

입력 2018-10-14 10:28 수정 2018-10-14 12:17
뉴시스

미국 백악관의 공식 브리핑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거의 매일 언론을 직접 상대하면서 대변인이 할 일이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트위터로 말하고, 이동 전후에 언론을 향해 이야기하고 있다.

세라 샌더스 대변인이 마지막으로 언론 브리핑 자리에 선 것은 지난 3일이다. 앞서 18일을 쉬다가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의 인준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브리핑을 연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초기에 백악관 프레스 브리핑은 TV를 통해 꼭 봐야 하는 것이었다. 대변인과 기자들이 논쟁을 벌일 때에는 시청률도 높았다. 그러나 지난 봄부터 백악관 브리핑이 크게 줄어들었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따르면 올해 4월 10일부터 지난 10일까지 6개월간 백악관 브리핑 횟수는 31회에 불과했다.

집권 2년차 연도를 기준으로 같은 기간 앞선 정부의 백악관 브리핑을 보면 버락 오바마 정부 때에는 58회, 조지 W. 부시 정부 때에는 52회였다.

브리핑 시간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NPR에 따르면 지난 6개월 동안의 브리핑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첫해보다 평균 25% 정도 짧아졌다.

올해 들어 백악관 공식 브리핑이 사라지고 있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매번 알아서 발표와 설명을 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주일만 보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을 두 차례 에어포스원 앞으로 불러 약식 회견을 했고, 폭스뉴스와는 세 차례나 전화 인터뷰를 했다.

NPR은 “이런 방식으로는 정책에 대한 심도 있는 토론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치학자 마서 쿠마는 “백악관 브리핑은 대중이 볼 때 매우 중요한 포럼인 만큼 브리핑이 줄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마이크 맥커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하루 자신을 위한 대변인까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비꼬기도 했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