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쇼기가 사우디 정권에 의해 살해됐다는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전 미국 대사를 지낸 로버트 조던의 발언이 화제가 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조던 전 대사는 12일(현지시간)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아라비아가 카쇼기를 암살했다고 95% 확신한다”고 말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사우디 요원들이 터키의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서 카쇼기를 살해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오디오와 비디오를 갖고 있음을 미국 측에 알렸다고 보도했다.
조던 전 대사는 “CCTV 화면에서 카쇼기가 들어가는 모습만 보이고, 나오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사우디측이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우디측이 CCTV가 실시간 상황을 볼 수 있을 뿐 녹화되지 않기 때문에 카쇼기가 나오는 장면이 없다는 설명은 보안지식의 관점에서 전혀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WP의 캐런 애티아 에디터도 “사우디 반체제 인사들로부터 카쇼기는 사우디 정부에 의해 살해당한 게 명백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애티아 에디터는 “정확한 진상을 알기 위한 유일한 방법으로 미국이 사우디에 진상을 규명하라고 압박하는 수밖에 없다는 게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 압박을 꺼리고 있다. 올해 초 사우디와 체결한 1100억 달러 규모의 무기 거래 협정이 파기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세원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