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가 이번 롤드컵에서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kt의 선전이 기대되는 세 가지 이유를 짚었다.
1. 리빌딩 후 2년, 진득한 신·구 조화
성공적인 팀 리빌딩은 LoL 프로씬에서 매우 중요한 화두다. 5인이 한 팀을 이뤄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어느 한 라인에서 삐걱대면 와르르 무너질 수 있다. 실제로 올 시즌 국내 리그에서 리빌딩에 실패한 팀들은 혹독한 시간을 보냈고, 밸런스를 갖춘 신흥 강호들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kt는 지난해 시즌을 맞이하기에 앞서 정글러를 제외한 모든 라이너를 교체하는 대대적인 리빌딩을 감행했다. ‘슈퍼팀’이란 칭호를 단 것 대비 첫 해 결과는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스프링 시즌 결승에 올랐지만 통신사 라이벌 SK텔레콤 T1에 0대 3으로 완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진 서머 시즌에도 SKT에 막혀 3위에 그쳤다. 케스파컵에서 우승했지만 끝내 롤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다.
좌절이 클 법 하지만 이들은 “다시 해보자”는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쳤다. 새로 합류한 ‘유칼’ 손우현은 kt에 새 맛을 가미했다. 올해 스프링시즌 3위에 머물렀지만 서머시즌 돌풍의 주역 그리핀을 3-2로 누르며 우승을 차지했다. 리빌딩 후 2년,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kt는 완전체가 됐다.
2. 균형 잡힌 밸런스, 초중후반이 모두 강하다
‘탈수기 운영’으로 대표됐던 kt는 지난해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초반에 좋은 흐름을 타다가도 한타 위주 팀들의 저돌적인 러시에 무너지며 경기를 그르친 적이 많았다.
이 같은 아픔은 kt를 강하게 만들었다. kt의 체질 개선은 한타에서 강점을 보인 그리핀을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이기는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kt는 노련함과 민첩함을 두루 갖췄다. 초반뿐 아니라 중후반에도 강한 면모를 보이는 이유다. 어느 라인 하나 빠지는 것 없는 kt의 팀 밸런스는 내로라하는 강호에 빗대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
kt의 심장인 ‘스코어’ 고동빈은 노련함뿐 아니라 순간적인 재치도 빛나는 선수다. ‘유칼’ 손우현은 ‘캡스’ ‘루키’와 함께 이번 롤드컵 ‘최고의 별’로 평가된다.
중국 선수에게 강한 면모를 보인 ‘데프트’ 김혁규와 ‘마타’ 조세형이 있기에 이번 롤드컵에서 희망을 걸 수 있다. 상단 라이너로 활약 중인 ‘스멥’ 송경호는 ESPN 파워랭킹 1위에 올랐던 2년 전 기량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 절정의 폼, 한껏 오른 자신감, 그리고 홈 이점
여느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LoL 프로씬도 최근 폼이 어떠한가가 상당히 중요하게 간주된다.
롤드컵 3회 우승에 빛나는 SKT는 1년 내내 좋은 경기력을 유지할 때도 있었지만 국내대회에서 부진하다가 국제대회 시즌에서야 폼이 올라와 우승을 차지한 때도 있었다. 어느 시기에 어떻게 폼이 올라오느냐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적절한 예다.
kt는 의심의 여지없이 지금이 최고의 전성기다. 올 여름 사상 첫 플레이오프 결승 직행을 달성했고, 우승컵을 들었다. 롤드컵 들어서도 폼은 죽지 않았다. 북미 1번 시드 팀 리퀴드를 상대로 33분 만에 완승을 거둔 데 이어 매드 팀(대만·홍콩·마카오)은 26분 만에 제압했다.
의도한대로 경기가 풀리면 정신적으로도 플러스가 된다. 지금의 kt는 좋은 폼만큼이나 자신감도 한창 올라왔다.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13일 만나는 난적 EDG(중국)를 반드시 꺾어야 한다. 국내에서 대회가 열리는 만큼 팬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이 필요하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