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지 ‘룰러’ 박재혁 “부진해도 응원해준 자국 팬들에 감사”

입력 2018-10-12 23:25
젠지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젠지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이 3일 만에 웃었다.

젠지는 12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그룹 스테이지 3일 차 마지막 경기에서 클라우드 나인(C9, 북미)을 꺾고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10일 팀 바이탈리티(유럽), 11일 로열 네버 기브업(RNG, 중국)에게 연이어 패배한 젠지는 이날 승리로 뒤늦게나마 성장 동력을 마련했다.

이날 박재혁은 루시안을 선택, 4킬 4어시스트 노데스로 활약했다. 그러나 여전히 만족스러운 경기력은 아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박재혁은 “첫 주 마지막 경기를 이겨 다행”이라면서도 “여전히 기본 실력이 안 좋다. 솔직히 오늘 경기도 라인전을 포함해 복합적으로 많이 불만족스럽다”고 자신의 플레이를 평가했다.

팀원 모두 실수 연발이었던 팀 바이틸리티전과 순식간에 역전당했던 RNG전.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젠지와 박재혁이다. 피드백은 어떻게 이뤄졌을까. 박재혁은 “실수를 줄이는 데 중점을 뒀다”고 전했다. 이어 “솔직히 ‘남은 세 경기는 나만 잘하면 이긴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팀원들이 잘해주고 있는 것 같아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B조는 RNG를 제외한 세 팀이 나란히 1승 2패를 기록 중이다. 8강 진출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박재혁은 RNG와의 리턴매치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요행은 필요 없다. 핵심은 경기력이다. 그는 “밴픽같은 준비보다는 제 실력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라며 “스스로에게 많이 화가 난 상태다. 열심히 연습 중”이라고 전했다.

자칫하면 장기화될 수도 있었던 슬럼프. 불행 중 다행으로 대회가 자국에서 열린다. 팬들의 응원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들려온다. 박재혁은 “제가 못하고 있음에도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날 젠지가 자리에 앉았을 때 객석에선 “젠지 화이팅” “‘룰러’ 화이팅”이 울려 퍼졌다. 박재혁은 “세 경기 모두 그 응원 소리를 들었다. 감동스러웠다. 그 소리를 더 듣고 싶다”며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부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