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은 클럽대항전이다. 즉, 한 팀만 잘해도 우승의 영예를 안을 수 있다. 그 ‘한 팀’으로 기대를 모으는 건 바로 kt 롤스터다.
kt는 12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그룹 스테이지(16강) 3일차 경기에서 MAD(대만)를 상대로 경기시간 26분 만에 승리를 따냈다.
2연승을 달린 kt는 남은 경기에서 5할 승률만 유지해도 8강 진출이 유력하다. 초반 2연패로 부진을 면치 못한 아프리카 프릭스, 젠지 e스포츠와 다른 행보다.
국가별 성적을 합산하는 리프트 라이벌즈와 달리 롤드컵은 개개의 클럽이 경쟁하는 대회다. kt가 경기력을 잘 유지하면 충분히 우승에 닿을 수 있다. kt를 향한 국내 팬들의 기대감이 남다른 이유다.
한국이 5회 연속 롤드컵 정상에 오른 과정을 살펴보면 매 시즌 ‘미친 존재감’을 드러낸 팀이 반드시 한 팀은 있었다.
롤드컵 3회 우승에 빛나는 SK텔레콤 T1이 대표적인 예다. SKT는 국내 대회에서 부진하다가도 국제 무대에 가면 폼이 올라왔다. 함께 출전한 한국팀들이 부진할 때도 SKT는 한결같은 경기력으로 기어코 결승에 닿았다. 한때 ‘SKT vs the world’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왔을 정도다.
올 시즌 달라진 건 함께 달릴 ‘바람잡이’가 없을 수도 있단 점이다. 한국은 2013년부터 지금까지 최소 2팀이 4강에 올렸다. 본선에 오른 한국팀들은 서로가 좋은 자극이 됐다. 선의의 경쟁을 펼쳤고, 상성이 좋지 않은 해외 팀을 다른 팀이 대신 꺾어주며 결승을 내전으로 만들기도 했다. 일례로 지난해 우승팀인 젠지는 그룹 스테이지에서 RNG에 2연패를 당했지만 SKT가 준결승에서 RNG를 꺾으며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는 상황을 피했다. 결국 젠지는 우승컵을 들었다.
이번 시즌 kt의 힘겨운 행보가 예상되지만, 팀 밸런스만 잘 유지하면 우승 경쟁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스코어’ 고동빈의 노련함과 ‘유칼’ 손우현의 민첩함은 상호 보완적인 시너지를 낸다. 중국 선수들에게 유독 강했던 ‘데프트-마타’ 조합은 롤드컵 무대에서 더욱 든든하다. 상단 라이너로 활약 중인 ‘스멥’ 송경호는 ESPN 파워랭킹 1위에 올랐던 2년 전 기량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제 남은 건 홈 이점을 최대한 살릴, 국내 팬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이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