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물으려던 흑인 소년에게 총 쏜 백인 남성… ‘인종차별’ 논란

입력 2018-10-13 07:00
보도된 CCTV 화면 캡쳐

백인 남성이 흑인 소년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을 두고 “인종차별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졌다.

워싱턴포스트는 11일(현지시간) 스쿨버스를 놓치고 길을 물으려 인근 주택 현관문을 두드린 흑인 학생에게 총을 쏜 백인 남성의 재판이 9일에 열렸다고 보도했다.

사건은 4월 12일 미국 미시간주 로체스터 힐스의 한 주택가에서 발생했다. 이날 오전 흑인 학생 브레넌 워커(14)는 평소에 타는 스쿨버스를 놓쳐 막막한 마음에 인근의 한 주택을 찾았다.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았던 그는 주민에게 길을 묻기 위해 현관문을 두드렸다. 당시 브레넨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백팩을 메고 있었다.

퇴직 소방관이자 집주인인 제프리 지글러의 아내는 강도로 오인해 비명을 질렀고 침대에 누워있던 남편은 웃통을 벗은 채 산탄총을 들고 현관으로 달려나왔다. 브레넨은 총을 든 주인의 모습에 무서워 도망을 쳤고, 지글러는 달아나는 그를 향해 총탄 한 발을 쐈다. 총알이 빗나가 부상을 입지는 않았다.

9일 지글러는 살인미수 혐의로 법정에 섰다. 재판에서는 당시 상황이 기록된 그의 집 현관 CCTV 장면이 공개됐다. 배심원단은 이 사건이 인종차별로 야기된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 영상을 보고 양측 입장을 청취했다.

게티이미지뱅크

학생 측은 지글러의 행동에 인종적인 편견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브레넨은 “무서웠다. 학교에 가는 길을 물어보려고 간 건데 그들은 들으려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지글러의 변호사 롭 모라드는 “인종이 이번 사건의 판단 요인이 돼선 안 된다”며 “지글러 부부는 과거에도 다섯 번의 강도·절도 경험이 있어 과민하게 대응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글러 또한 “브레넨이 위협적인 존재로 느껴졌다. 산탄총은 실수로 발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누리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