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각심 갖고 시장 살펴볼 것, 필요시 안정화 조치”

입력 2018-10-12 15:52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

한국은행이 금융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시 시장 안정화 조치를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국채 금리상승에 대한 부담과 기술주 실적 우려 등으로 시장 불안이 확산되는 상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다.

윤면식 한국은행 부총재는 12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상황점검 회의에 앞서 “통상의 대응보다 좀 더 높은 경각심을 갖고 시장 상황을 살펴볼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하고 컨틴전시(만일의 사태) 플랜을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윤 부총재는 “최근 국제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는 미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미·중 무역갈등의 장기화 및 심화 우려 때문에 미국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과 한국의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오늘 주가가 일부 반등하고 환율은 하락해 다소 안정된 모습을 보이지만 최근 국제금융시장 불안정을 초래한 미 금리의 기조적 상승, 미·중 무역갈등은 계속 잠재해 있다”고 덧붙였다.

윤 부총재는 또 “시장 심리 자체가 취약한 상황이어서 다시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소지는 있다고 본다”면서 “다른 때보다 엄중하게 이 상황을 지켜보고 시장에 어떤 영향을 줄지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전문가 얘기를 들어보면 상승장에서 하락장세로 국면이 전환되는 것이냐, 아니면 기존 장세 속에서 가격 조정을 받는 것이냐 얘기가 많이 있다”면서 “대체로 가격 조정 측면을 많이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실물 경제는 여전히 강하고 미국 고용지표가 여전히 좋고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는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하지만 시장이 우리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고 보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18포인트(1.51%) 오른 2161.85에 마감했다. 코스피가 상승 마감한 것은 지난달 27일 이후 9거래일 만이다. 앞서 전날 코스피는 미국 증시의 급락 여파로 4.44%나 폭락했다. 지수 하락 폭은 약 7년 만에 최대였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41% 오른 731.50에 장을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0원 내린 1131.4원으로 마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