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민주당 의원, ‘비리유치원’ 1146곳 공개…“교비로 헌금·노래방 등 사용”

입력 2018-10-12 13:28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시스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감사로 비리 혐의가 적발된 유치원들의 명단이 11일 공개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2013년∼2017년 감사를 벌인 결과 전국 1878개 사립유치원 중 1146곳에서 5951건의 비리가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공립 유치원은 61곳이었지만 나머지 1085곳(94.7%)은 사립 유치원이었다. 적발 금액은 총 269억원이다.

박 의원은 “비위 적발 사례를 보면 유치원 교비로 원장이 핸드백을 사고, 노래방·숙박업소에서 사용하기도 했다”며 “심지어 성인용품점에서 용품을 사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종교시설에 헌금하고 유치원 연합회에 수천만 원을 회비로 내고 원장 개인 차량의 기름값과 차량 수리비, 자동차세, 아파트 관리비까지 낸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제공한 자료는 현재 MBC 공식 홈페이지에서 다시 확인할 수 있다. MBC 측은 자료를 제공하는 페이지에서 “이번 감사 결과는 전국 모든 유치원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가 아니며 17개 시도교육청이 2014년 이후 자체 기준에 따라 일부 유치원만 선별해 실시한 감사 결과”라며 “각 교육청마다 적발사항에 대한 공개 수준이 다르며, 명단이 공개된 모든 유치원이 심각한 비위행위를 저질렀다고 볼 수는 없다”고 돼 있다.

해당 유치원 목록이 공개되자 학부모들은 공분에 찬 모습을 보였다. 공개 직후인 11일과 12일 맘카페 등에는 “근처 주변 유치원이 비리 유치원으로 확인됐다. 실망이다” “안 그래도 곧 유치원 입학 전쟁인데 여기 있는 유치원들은 걸러야겠다” “그동안 학부모를 호구 취급했을 이들을 보니 화가 난다” 등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앞서 박 의원은 지난 5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연 바 있다. 사립유치원 회계비리 사례를 소개하고 근절방안을 모색하는 목적에서였다. 당시 사립 유치원 모임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입장문을 배포하고 “사립 유치원을 비리 집단으로 매도했다. 진정 유아교육 발전을 위한 토론회였다면 사립 유치원을 대변할 사람도 초청했을 것”이라며 “일부 확정되지 않은 비위를 가지고 유아교육의 75%를 책임지는 사립유치원 전체를 매도한 박 의원 측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종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