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은 줄지 않았다, 한국이 약해졌을 뿐

입력 2018-10-12 09:39
‘큐베’ 이성진. 윤민섭 기자

‘갭이 줄었다(gap is closing)’는 표현은 어쩌면 한국팀들에게만 적용되는 자기합리화일지도 모른다.

11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는 2018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그룹 스테이지(16강) 2일차 경기가 진행됐다.

이날 한국은 아프리카 프릭스와 젠지 e스포츠가 출전했다. 결과는 2패. 상대가 플래시 울브즈(대만), 로열 네버 기브 업(중국) 등 강팀이었다곤 하나 전날 유럽팀에도 와르르 무너졌던 터라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패를 안은 아프리카와 젠지는 남은 4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8강에 오를 수 있는 부담을 안게 됐다.

이 같은 한국의 부진은 소위 ‘갭이 줄었다’는 표현으로 설명됐다. 체계적인 트레이닝 방식이 북미, 유럽 등에서도 가동되며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거다.

그러나 롤드컵이 진행되는 현재 새로운 분석이 고개를 들었다. ‘한국이 하향평준화 됐다’는 주장이다. 운영보다는 교전에 무게가 실리는 현 메타를 감안하더라도 한국의 하락폭은 생각 이상으로 크다. 한국은 올해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리프트 라이벌즈, 아시안게임에서 잇달아 중국에게 왕좌를 내줬다.

중국은 완고한 원톱체제를 유지 중이다. 그룹 스테이지 2일차까지 4승 무패의 전승행진을 달리고 있다. 4경기 중 2경기가 20분대에 끝날 만큼 중국의 경기력은 압도적이었다. 반면 한국은 kt만이 1승을 거두고, 나머지 두 팀이 4패를 떠안았다. 대만(2승 2패), 유럽(3승 2패), 북미(1승 3패), 베트남(1승 1패)보다도 승률이 떨어진다.

결국 ‘갭이 줄었다’는 건 국내 팀들에 한정된 분석 방식이다. 이번 롤드컵은 국내 프로팀들에게 ‘변하지 않으면 망한다’는 엄중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다. 한 해설위원의 표현처럼 승리를 위해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식은 더 이상 높은 승률을 보장하지 않는다. 팬들이 납득할만한 변화가 필요하다.

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