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순직자보다 자살자가 더 많아...상담인원 턱없이 부족해

입력 2018-10-11 16:08
경찰청 국정감사. 뉴시스

촤근 4년간 해마다 22명의 경찰관이 자살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바른미래당 주승용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4년간 경찰관들의 자살건수’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8년 7월까지 자살한 경찰관이 총 97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순직한 경찰관은 61명으로 더 적었다.

2013년 진행된 ‘경찰관 건강질병 연구’ 결과가 알려지며 경찰관들의 직무 환경이 논란이 됐다. 연구에 따르면 경찰관 설문응답자 중 약 41%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고위험군에 속했다. 또 연 평균 283명이 격무와 스트레스 노출로 인한 암 진단을 받았고 1만여 명이 질병 또는 상해로 입원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이 후 조치는 효과를 보지 못했다. 2014년 상담센터인 ‘마음동행센터(구 경찰 트라우마 센터)’가 설립됐지만,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각 센터별로 상근하는 상담인력은 경찰병원과 경기남부 지역을 제외하곤 한명 밖에 없다. 상담소조차 전국 17개 지역 중 9개소에 불과하다.

주승용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4년간 경찰관들의 자살 건수'

2014년 상담센터를 설립했지만, 자살자 수는 변동이 없었다. 오히려 15년 18명에서 16년 26명으로 급격히 늘었다. 17년 다시 22명으로 줄었지만, 14년에 비교하면 오히려 1명 더 많다.

마음동행센터 전체 이용자 수가 총 7766명인 것을 고려하면 상담사 한 명이 매년 500여명의 경찰관들의 상담치료를 전담하고 있는 셈이다. 경찰청은 추후 상담인력을 3명으로 증원할 계획이라 밝혔다.

주 의원은 “경찰 공무원 수는 매해 늘어나고 있고, 자살하는 경찰관도 줄지 않고 있다”며 “치료가 필요한 경찰관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상담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슬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