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목요일’… 이재용 부회장 자산 1300억원 증발

입력 2018-10-11 16:06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하루 만에 자산 1300억원을 날렸다. 한국 1위 재벌로 평가되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합하면 2200억원에 가까운 자산이 증발했다. 세계 증시에 찾아온 폭락장의 영향으로 추정된다.

이 부회장의 자산은 11일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Bloomberg Billionaires Index)에서 68억 달러(약 7조7744억원)로 집계됐다. 순자산 가치는 하루 만에 1억1400만 달러(약 1300억원)나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매일 뉴욕증권거래소 폐장 직후에 세계 500대 재벌의 자산을 평가해 이 지수를 작성한다. 오전 9시에 시작된 코스피 시장은 반영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 회장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세계 53위, 한국인 재벌 1위로 등재됐다. 그의 순자산은 173억 달러(약 19조77860억원)로 책정됐다. 하루 만에 8290만 달러(약 947억원)가 줄었다. 이 부회장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세계 220위, 한국인 3위에 랭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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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총수 일가의 자산은 앞서 폐장한 뉴욕증시보다 강한 충격파를 받은 우리 증시의 하락이 반영될 경우, 이튿날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더 낮게 책정될 수 있다. 코스피 지수는 이날 98.94포인트(4.44%) 떨어진 2129.67포인트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는 4.86% 급락한 4만3100원에 마감됐다. 이 부회장 자산의 상당 부분은 삼성물산 보유 지분이다. 지분율은 33.26%. 삼성물산 주가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6.5% 내려 1만8000원으로 거래를 끝냈다.

우리 증시의 약세 요인에는 여러 악재가 혼재돼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9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종전 전망치보다 0.2% 포인트 낮은 2.8%로 예상했다. 이를 계기로 외국인의 매도세가 강해졌다. 미국의 금리 상승과 대형 기술주 불안으로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3~4%대로 폭락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안감도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 총수 일가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내 다른 재벌도 폭락장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가장 큰 ‘피해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다. 그의 자산은 하루 만에 2억6000만 달러(약 2974억원)나 사라졌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한국인 재벌 중 가장 많은 돈을 잃었다. 셀트리온 주가는 5.24% 하락한 27만1500원에 마감됐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손실을 입은 사람은 세계 최고 부자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다. 그의 순자산 가치는 하루 만에 90억8000만 달러(약 10조4000억원)나 증발했다. 그가 경영하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의 주가가 6.15%나 떨어지면서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 그의 보유 자산은 1452억 달러(약 165조8000억원)로 평가됐다.

강문정 인턴기자